MC :
북한 보위부가 주민들 속에서 유행하고 있는 대남가요들을 집중단속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내부 소식통들은 남한에 대한 모략선전용으로 만든 대남가요가 북한체제 비판에 사용되는 역효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 속에 급속히 퍼지고 있는 대남선전가요들에 대한 집중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복수의 대북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한동안 잠잠하던 대남가요가 또다시 북한주민들 속에서 유행하는 원인은 최근 노동당 대남담당부서인 통일전선부가 남한의 운동권을 대상으로 대남모략선전용 민중가요 제작을 다시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것 입니다.
이러한 대남선전가요가 주민들 속에 유행하면서 자칫 김정일 체제를 반대하는 수단으로 역이용될 우려가 있어 국가보위부를 비롯한 사법당국이 강력히 대처하기로 했다는 말입니다.
대남가요란 북한 당국이 1970년대부터 노동당 대남담당부서인 통일전선부 산하에 ‘통일혁명당 음악대’라는 조직을 운영하면서 남한의 반체제 운동권에 제공하기 위해 만든 가요를 말합니다.
당시까지는 주로 남한의 유명가요들에 적화통일, 김일성주석에 대한 숭배, 주체사상에 대한 내용의 가사를 넣어 불렀는데 ‘바람’, ‘사랑의 미로’, 기독교 음악인 ‘아름다운 이야기’ 등의 가사를 바꾼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북한은 ‘통일혁명당 음악대’를 ‘칠보산 전자악단’이란 이름으로 개칭하고 북한에 대한 선전을 배제한 순수 민중가요들을 만들어 남한에 전파하는데 주력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돌아보는 얼굴’, ‘비애의 바다너머’ ‘수난기’, ‘한라산’을 비롯한 대남선동용 소설까지 비밀리에 제작해 남한의 운동권에 배포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1990년대 중반부터 ‘대남가요’가 거꾸로 북한 주민들속에서 유행되면서 저들의 체제를 위협한다고 판단되자 가요 제작을 중단하고 ‘내나라’, ‘구국전선’, ‘우리민족끼리’와 같은 인터넷을 통한 대남 적화통일선전에 열을 올렸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북한의 한 간부는 “중앙당 통전부(노동당 통일전선부)가 대남가요 제작을 다시 시작했다”면서 “남한 운동권에서 민중가요를 제작할 수단이나 자금이 부족한 실정이라 통전부가 대신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간부는 이러한 대남가요들이 “일본을 통해 남한의 운동권에 전해지고 있다”며 “가수이름이 알려지지 않고 많은 악기들이 등장하는 고급스런 민중음악들은 대부분 통전부가 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평안북도 신의주의 또 다른 소식통은 “최근 대남가요에 대한 단속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면서 “mp3에 불법 대남가요들을 넣어준 혐의로 컴퓨터 봉사소 직원들이 무더기로 보위부에 잡혀간 일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의주 컴퓨터 봉사소 직원들이 김일성 종합대학 학생들로부터 구입한 대남가요들을 컴퓨터 외부저장 장치(메모리칩)에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몰래 주민들에게 전파시켰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최근에 제작한 대남가요 ‘친구야’를 들려주었습니다.
대남가요 : 먼길 가는 친구여 이 노래 들으세, 나 가진 것 하나 없어 이 노래 드리오…
최근에 만들어 진 것으로 알려진 이 대남가요는 남한 주민들에게 반정부 조직을 결성하고 정부 전복을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을 호소하면서 그러한 투쟁이 통일을 위한 길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이러한 대남가요에 대한 단속이 신의주뿐만 아니라 평성시와 순천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술을 마시고 길거리에서 대남가요를 크게 부르거나 몰래 대남가요 알판(CD)를 가지고 있어도 보위부에 잡혀가 죽도록 매를 맞는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