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북한 핵문제가 교착상태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에서 북한을 담당했던 로버트 칼린씨는 북한의 정책 결정과정에서 협상파인 외무성의 입지가 좁아져 있는데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계획이 이미 상당히 진전돼 있어, 미국과 북한간의 협상이 어려워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로버트 칼린씨는 미국 중앙정보국을 거쳐 국무부 정보조사국에서 오랫동안 한반도 문제를 다룬 북한 전문가입니다. 최근까지는 한반도 에너지 개발기구의 선임 정치자문관을 맡았고 현재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객원연구원으로 있습니다.
칼린씨는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반도 문제 토론회에서 북한 외무성의 시각으로 들여다 본 북한 핵문제라는 독특한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칼린씨에 따르면 보통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정책결정과정에서 외무성의 입김이 약하기 마련인데, 북한의 경우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매우 가까운 사이여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의 외교 협상은 강석주 부상을 통해 곧바로 김정일 위원장에게까지 보고됐고, 효과가 즉각 나타났다는 겁니다.
Carlin: Kang Seok Ju had a very good relationship with Kim Jong Il and, therefore, our discussions with their foreign ministry went directly to the top and had an impact.
지난 90년대 중반 북한이 미국 클린턴 행정부와 핵협상을 벌여 북미 기본합의까지 체결했던 배경도 여기에 있었다고 칼린씨는 분석했습니다. 칼린씨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00년 공화당의 부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도 미국과 협상을 통해 핵문제를 풀고 싶다는 뜻을 줄곧 전달했습니다. 심지어 부시 대통령이 지난 2001년 북한과 이란, 그리고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규정한 뒤에도 북한측은 미국과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무응답으로 일관했고, 2002년에는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계획이 불거져 나오면서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급속히 악화됐다는 설명입니다. 그후 북한은 핵무기 확산금지조약을 탈퇴하고 핵무기 보유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는 겁니다. 결국 북한 외무성은 정책 결정과정에서 영향력을 잃어 버렸으며, 현재는 강경파들이 김정일 위원장을 보좌하고 있다고 칼린씨는 분석했습니다.
Carlin: His foreign ministry has lost tremendous prestige and influence and those people who are today advising Kim Jong Il are the mirror image of people elsewhere.
지난 7월초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 것도 외무성의 의견이 무시되고 강경파들이 의견이 관철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칼린씨는 그러나 오는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북한 핵문제가 현재의 교착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협상파인 북한 외무성의 입지가 이미 좁아져 있는데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계획이 이미 상당히 진전돼 있기 때문입니다.
Carlin: Things can't be rolled back both because of changes in Pyongyang, the development of the nuclear weapon program as far it is.
칼린씨는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이미 선언한 만큼 이를 되돌릴 방법도 없고,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도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미국이 금융조치를 통해 북한의 돈줄을 죄고 있지만 북한 경제는 오히려 회복되고 있으며, 북한정권은 미국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을 계속 보이려들 것이라고 칼린 씨는 분석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