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3인방, 김정은 연락 안돼 청와대 방문 무산”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5.06.09
jongun_article_b 10일 발매된 일본 시사월간지 ‘문예춘추’ 7월호에 실린 마키노 요시히로 미국 국립민주주의진흥재단 연구원의 ‘3대 김정은의 광기’ 기고문.
Photo: RFA

앵커: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폐막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황병서 북한 군 총정치국장 일행의 청와대 방문 무산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와의 연락 두절이 원인이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북한 최고위층 일행이 이례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면서 청와대 방문 가능성에 대한 사전 지침조차 없었을 정도로 김 제1비서는 즉흥적이었고 황 총정치국장 일행은 수동적이었다는 지적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요시히로 마키노 연구원. 요시히로 마키노 연구원.
요시히로 마키노 연구원. 요시히로 마키노 연구원.
사진-요시히로 마키노 씨 제공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경기대회 폐막식에 참석한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 일행이 당시 청와대 방문을 원했지만 김정은 제1비서의 사전 승인을 받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고 마키노 요시히로 미국 국립민주주의진흥재단(NED) 연구원이 주장했습니다.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연구원은 9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한국 정부 관계자로부터 들은 내용이라며 당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한국 측의 청와대 방문 제안에 관심을 보인 뒤 김 제1비서와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전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황병서는 청와대 예방에) 관심을 보이면서 그래도 반드시 김정은의 지시가 필요하니까 (평양과) 연락하겠다며 몇 차례나 시도했는데 김정은이 머물겠다고 한 특각에 없었대요. 몇 차례나 시도했다가 (김정은과) 연락이 안 돼 청와대는 못 갔다는 군요.

그는 김 제1비서가 최고위급 대표단을 한국으로 파견하면서 청와대 방문 가능성에 대한 지침도 미리 내리지 않았을 정도로 즉흥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 고위 관리들도 평양을 떠나기 전 미리 지침을 받아두는 등 여러 유동적 상황에 대비하지 않고 그때그때 김 제1비서의 지시를 받는 데에만 익숙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마키노 연구원은 김 제1비서의 잇단 숙청과 잔혹한 처형방식 등 광기어린 행동 탓에 북한 고위층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평양 소식통에게서 들은 내용이라며 올 봄 중국을 멀리하고 러시아와 밀착하려는 김 제1비서의 방침에 ‘중러 사이에서 등거리외교를 펴는 게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는 의견을 냈던 노동당 고위 간부가 숙청됐다고 전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요즘 평양시민들 사이에서는 평양 인구가 10만 명 줄었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김정은이 (간부들에 대해) 화를 낼 때 별로 이유가 없고, 그냥 가벼운 이유로 기분상해서, 화내는 경우가 많데요. 그냥 조사시키고 결론내리면 바로 수도 추방 아니면 처형이니까 너무 겁내고 있다는 군요, 이유를 모르니까. 이유가 있다면 처형당하지 않도록 조심할 텐데 그걸 못 한데요.

마키노 연구원은 북한 노동당과 인민군, 내각의 고위층은 이미 김 제1비서가 즉흥적으로 남발하고 있는 엉뚱한 지시를 부서별로 조정할 의지를 상실한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김정은이 경험이 없으니까 갑자기 엉뚱한 결정을 내리고 (이를 이행해야 하는) 부서간 모순이 자꾸 발생하는데 이걸 조정하려고 시도하면 바로 장성택처럼 숙청당하니까, ‘네가 넘버 2가 되고 싶냐’고 의심받게 되니까, …, 그러면서 점점 더 모순되는 정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키노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 일본의 정보당국이 김 제1위원장의 이같은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과 잔혹함이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한미일 세 나라 정보당국이 가장 주목한 것 중 하나가 김정은의 몸무게와 머리모양이라고 하더라구요. 갑자기 몸무게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우울증 약 복용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울증 치료제는 상용하면 몸무게가 급증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미국 정부도 김 제1위원장의 성격이 병적인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특히 이상한 머리모양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점도 정신질환자가 자신의 옷차림이나 머리모양에 신경쓰지 않는 점과 유사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마키노 연구원은 지난 4월 하와이 호놀루루에서 미국 태평양군 사령부가 조셉 디트라니 전 국가정보국 비확산센터소장 등 북한 전문가 4명을 초청해 간부들과 긴급 간담회를 마련한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태평양 사령부 소속 간부들이 많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과 관련한 어떤 형태의 급변사태가 발생할 수 있을지, 급변사태 발생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그런 얘기가 많이 오갔다고 합니다. 특히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했을 때 미국과 중국이 우발적으로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물론 당시 회의가 매년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하는 자리였다며 과도한 해석을 하지 말라고 한 참석자도 있었습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조심스럽게 북한의 현 상황과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이달 중순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방미 때 의제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마키노 연구원의 이같은 북한의 현재 상황과 한미일 3국의 평가와 대응 등을 담은 특별 기고문 ‘3대 김정은의 광기’가 10일 발간되는 일본의 시사 월간지 ‘문예춘추’ 7월호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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