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대북 제재명단에 이름을 올린 북한 조선광선은행 대표부가 단둥에서 여전히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 은행 관계자들이 중국인을 폭행하는 사건까지 발생해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재무부가 2009년 대량살상무기 확산과 연관이 있다며 거래금지 조치를 내린 조선광선은행이 중국 단동에서 은밀히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북한 무역대방들과 자주 접촉하는 단동의 대북소식통은 "광선은행이 2년 전에 신안동각 13층으로 이사했다는 이야기를 복수의 북한 관계자들로부터 들었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모 북한 무역일꾼에게 중국에서 번 이익금을 어떻게 조국(북한)으로 송금하는 가고 묻자, 대뜸 광선은행을 통해 가져간다는 애기를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계속하여 "이 무역 간부가 광선은행이 신안동각 13층으로 옮겼다는 이야기도 직접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안동각은 조중우의교에서 약 천미터 가량 아래 압록강변에 건설된 호화빌딩으로, 신의주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조망권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현지인은 "중국 요녕성에 석탄 등 광물을 수출하는 북한 무역일꾼들도 광선은행 이야기를 공공연히 꺼내고 있다"면서 "몇 년 전에 철수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단정했습니다.
지난 2013년 한국 언론은 조선광선은행 대표부가 단동에서 철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지만, 이 은행은 철수하지 않고 오히려 멋진 빌딩으로 옮겨가 둥지를 틀었다는 겁니다.
광선은행은 2009년 미국 재무부로부터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제재대상에 이름을 올렸고, 2013년 핵실험 후에는 중국으로부터 독자 제재를 당해 여론의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 광선은행의 실체는 얼마 전 이곳 직원으로 보이는 정체불명의 북한인들이 중국인을 폭행한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점점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깁니다.
중국 인터넷 검색사이트 바이두에는 지난해 12월 23일 광산은행 리일수 대표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벤츠 승용차가 중국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폭행한 다음 뺑소니 친 사건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 있습니다.(고발 글 링크)
스거(帅哥)라는 필명의 목격자는 "지난해 12월 23일 단동시 빈장도 도로에서 검은색 벤츠 승용차와 오토바이가 충돌하는 사고가 벌어졌는데, 뒤따라온 정체불명의 북한인들이 중국인 3명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차에 싣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목격자는 폭행자들의 가슴에 김정일 초상휘장이 달려있는 것을 보고 북한 요원이라는 것을 단정하게 되었고, 여러 증언을 통해 당시 벤츠차 안에 광선은행 대표 리일수가 타고 있었을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 폭행 사건을 고발하는 해당 게시글이 북경과 대련, 심양 등 여러 곳에서 올라왔지만, 일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내용을 본 중국의 한 네티즌은 "듣자니 신안동각 13층은 은행처럼 꾸며졌다"면서 "북한 사람들을 당장 추방해야 한다"며 자국에서 불법을 일삼는 북한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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