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북한이 '재외공관장회의'에 참가했던 외국주재 대사들을 협동농장의 '물주기 전투'에 내몰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가뭄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서라기보다는 외국에 파견된 대사들의 혁명정신과 기강을 다잡기 위해 노동을 강요한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선중앙TV: "이번회의는 대사들이 우리당의 대외정책으로 재무장하고 그 관철을 위한 방법론을 토의하는 좋은 계기로 됐다고 하시며…"
7월 15일 북한은 해외에 파견된 대사들을 불러 '제43차 재외공관장회의'를 소집했습니다. 회의에서는 대외관계와 관련된 김정은 정권의 입장과 정당성을 다른 나라들에 선전하는 문제, 국가발전을 위한 재외공관의 역할 등에 대해 토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회의참가자들을 보름동안에 걸쳐 협동농장 '물주기 전투'에 동원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현장 노동을 통해 일반주민들이 겪는 고통을 체험하라는 것인데 외국에 파견됐던 대사들이 큰 고생을 해 불만이 많았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북한 내부의 한 간부 소식통은 "내가 아는 한 대사급 외교관은 이번 '대사급 대회' 개최 소식에 간이 콩알만 해졌다고 하더라"면서 "외화벌이 성원들과 고급 간부들의 잇따른 망명설이 파다한 가운데 행사를 위해 귀국하라니 바로 체포나 조사받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대사들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심정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귀국해서 회의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한 대사는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을 놀랍게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에게 "가물막이를 위해 물주기를 하다 왔다고 설명하면서 "인력으로 물주기를 해서 농사가 잘 되겠는지 모르겠다"고 북한의 농사방식을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대사는 이번에 대사급회의 때문에 불려 들어갈 때에 다시 해외로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최악의 상황을 각오한 채 귀국했으나 다행스럽게도 회의를 마치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며 불안했던 심경을 밝혔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이번에 중앙급 간부들은 물론 대사급 대회에 참석한 외국대사들 까지 모두 물주기전투에 동원됐지만 길가에서 보이는 곳에만 물주기를 하고 나머지 중심부 작물들은 그대로 방치해 농작물이 모두 말라버린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100년만의 왕가물을 맞아 가물막이 대책을 세운다며 물주기전투를 선포하고 전당, 전군, 전민이 떨쳐나서 가물막이 전투를 성과적으로 해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