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동해함대 전투력 저하”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6.02.17
slbm_submarine-305.jpg 지난 2014년 6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동해 잠수함 부대인 제167군부대를 방문, 직접 탑승해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한 잠수함.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 이후 북한군 수뇌부가 잇달아 나서 “무자비하게 죽탕쳐 버리겠다”는 호전적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북한군은 전쟁 수행능력을 상당부분 상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군 수뇌부가 잇달아 나서 “침략의 본거지들을 무자비하게 죽탕쳐 버리겠다”고 폭언을 일삼고 있습니다.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이 지난 12일 백두산에서 열린 김정은 충성결의대회에서 “원수들을 씨도 없이 모조리 죽탕쳐 버리겠다”고 위협발언을 뗀 뒤, 황병서 총정치국장도 16일 김씨 일가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진행된 김정은 충성맹세 자리에서도 이 같은 발언을 했습니다.

북한 군부의 이러한 호전적 발언은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 가동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북한군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미봉책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군부의 이러한 호전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동해바다를 지키는 북한 해군은 전투력을 상당부분 상실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북한 동해함대 사정에 밝은 군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동해함대 산하 경비정들은 심각한 기름부족으로 기동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식통은 “동해바다에 상시 경비함이 두 척 가량 운용되고 있는데, 기름이 없어 매년 동기훈련 때는 기동훈련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서 “설사 해상에 나가더라도 함선들은 보름 동안 바다 위에 떠있다가 돌아오는 실정”이라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넓은 동해바다를 지키자면 적어도 수백 톤급 경비함이 여러 척 있어야 하지만, 배를 건조하지 못해 30년 이상 된 고철 함선을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해병들이 일년 내내 하는 일은 쇠막대기를 들고 경비함 밑에 붙은 섭조개나 전복과 같은 이물질을 떼어내는 것”이라고 그는 이야기 했습니다.

최근 동해함대 사령부에서도 “올해는 조국통일 대전의 해”라고 전쟁준비를 갖추라고 지시하지만, 현장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의 전투력은 한심하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또 일부 군인들은 부업을 구실로 부대를 이탈해 여러 달 째 귀대하지 않고 있으며, 간부집 자녀들은 반년 이상 복귀하지 않고 있다고 북한군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30대의 또 다른 북한 해군출신 탈북자는 “동해함대에는 서해함대보다 큰 경비함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면서 “서해바다에서 싸움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서해함대에 경비정을 많이 배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대신 동해바다 해군기지 곳곳에 상륙정과 어뢰정을 많이 숨겨놓고 있다”면서 “그곳 해병들은 ‘만일 전쟁이 일어나면 적의 함선을 육탄으로 까부수라’는 빨치산식 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로 미국 항공모함과 최신예 전투기가 동원되는 최대 규모의 합동군사훈련이 곧 있을 예정이지만, 재래식 무기로 무장한 군인들의 사기가 저하되어 있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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