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6자회담 서두를 필요 없어”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13.11.26

앵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역임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전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최근 이란의 핵 협상과 북한의 핵 문제는 별개라면서 6자회담 재개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는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이 6자회담 재개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이란 핵협상 타결로 북핵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가 일부 커지기도 했지만 북한이 앞서 합의한 비핵화 의무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기 전에는 협상을 시작해봐야 별 성과가 없을 것이란 지적입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 북한 당국은 최근 이란 핵협상 타결이 이란 스스로를 포함해 관련국 모두를 더 좋은 상황(better place)에 처하게 했다는 점을 이해하길 바랍니다. 제가 미국 관리들에게 주는 조언은 북한과 협상을 서두르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북한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과거 합의한 약속을 지킬 의사를 밝히면서 6자회담을 시작하자고 말할 때입니다.

힐 전 차관보는 강력한 경제제재로 이란 핵협상에서 진전을 이룬 미국이 북한에도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과 관련해 미국 단독으론 역부족이고 중국의 입장이 관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힐 전 차관보: 미국은 북한에 취할 수 있는 제재는 모두 적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관건은 그러한 제재가 이행되는지 여부입니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 측과 계속 이 문제를 논의해야만 합니다. 중국은 북한이 약속한 의무를 이행하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길 희망합니다. 북한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을 가장 껄끄럽게 생각하는 만큼 중국의 참을성에 한계를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힐 전 차관보는 대북제재와 압박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곤란하다면서 핵심은 북한이 과거 합의를 지키는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미국인의 억류를 통해 대미 압박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북한 당국은 85세 메릴 뉴먼 씨를 비롯한 미국인들을 조건 없이 즉각 석방해야 한다면서 이들의 석방 과정에서 어떠한 정치적 이득도 취하려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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