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회 참가자 ‘공짜선물’ 일반 주민엔 ‘유상선물’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6.05.17
jongil_bd_cookie_305 2011년, 김정일의 생일에 배포된 특별 공급 과자. 질이 나빠 주민들은 환영하지 않는다고 한다.
사진제공-아시아프레스

앵커: 북한 노동당 대회에 참가한 대표자들이 받은 호화로운 선물에 일반 주민은 큰 불만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 대회도 힘 있는 특권층과 간부들만 참석한 데다, ‘70일 전투’로 고생한 일반 주민이 받은 특별 배급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열린 제7차 노동당 대회에 참가한 대표자들이 평면 TV와 냉장고, 냉동고, 화장품 등 호화로운 선물을 받은 것에 대해 일반 주민의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힘과 권력을 앞세워 노동당 대회에 참석한 간부들이 일반 주민은 쉽게 받을 수 없는 선물 보따리를 받은 반면 ‘70일 전투’로 고생한 일반 주민은 각각 치약과 칫솔 하나, 술 한 병을 유상으로 받는 데 그치면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함경북도에서는 지난 16일, 당 대회에 참가한 대표자들에 대한 선물 증정식이 있었습니다.

이날 당 대회 참가자들이 받은 선물은 냉장고와 냉동고, 평면 TV와 화장품, 식료품, 비옷, 장화 등 다양했으며 일반 주민은 선물의 호화로움에 매우 놀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그동안 당 대회나 큰 행사에도 선물이 나왔지만, 이번 선물이 가장 많고 품질면에서도 사상 최고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Ishimaru Jiro]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정말 좋은 것을 많이 줬다는 것에 놀랐다는 거죠. 동시에 ‘왜 간부들에게만 줬느냐?’라는 불만도 나왔다고 합니다. 당 대회 참가자는 당 사업을 열심히 한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사실 간부들이 갔다는 거죠. 결과적으로 힘이 있는 간부들만 갔다고 하는데, ‘간부들이 일 한 것이 뭐가 있느냐?’란 불만과 일반 주민은 ‘70일 전투’가 끝났다고 치약 하나 칫솔 하나, 술 한 병 하나 받았는데, 이 차이가 뭐냐? 라는 불만이 많다고 합니다.

실제로 일반 주민은 특별 배급 품목의 질이 매우 나쁘고 이마저도 무상이 아닌 돈을 내고 받아야 했기 때문에 대부분 이를 외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특별 배급에 대한 불만은 북한의 경제력과 공약의 허구성을 꼬집으면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확산했습니다.

[Ishimaru Jiro] 이번 당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70일 전투’에 대한 불만이 많았죠. ‘인민 생활을 향상하고, 인민을 위한 당 대회’라고 선전하면서도 사실상 김정은을 위한 당 대회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일반 사람에 대한 특별배급과 참가자에 대한 대우를 비교하면 불만이 생기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차이가 엄청나잖아요. 결국, 인민에 대한 김정은 정권의 생각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당 대회는 전국의 기관과 기업소 등에서 당원 대표 약 3천 명이 선발돼 평양에 집결했지만, 그동안 성실하게 일한 사람이 아닌 사실상 특권층과 간부만 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선물을 받은 대표자 중에는 이미 평면 TV를 소유한 가정도 있어 ‘결국 있는 사람들끼리 나눠 먹는다’는 비난도 적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당 대회처럼 큰 행사에 참가한 사람에게 주는 선물은 특별 열차에 차량을 연결해 함께 운반하지만, 올해는 철도 사정으로 참가자와 선물을 따로 운송했으며 함경북도에서는 16일에 있은 선물 증정식에 맞추기 위해 별도의 버스와 여러 교통수단이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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