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억류 미국인 활용해 미 압박 대응”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16.01.11
dongchul_kim_b 북한 당국이 공개한 김동철 씨 미국 여권 사본.
사진-CNN 제공

앵커: 북한이 지난해 10월부터 억류해 온 한국계 미국인을 돌연 공개했습니다. 핵실험 이후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CNN 방송이 11일 평양에서 만난 한국계 미국인은 올해 만 62세의 김동철 씨입니다.

북한 당국이 공개한 김 씨의 미국 여권을 보면 그는 1953년 8월 24일생이고 여권 발급일은 2014년 9월 29일로 적혀있습니다.

김 씨는 한국 출신으로 1987년 미국 시민권자가 됐고 미국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Fairfax)에 거주했었다고 밝혔습니다.

2001년 중국 옌지로 이주한 이후 북한의 나선 경제특구를 오가며 무역업 등을 했다는 김 씨는 2013년 4월부터 한국 ‘보수인사들(conservative elements)’에게 포섭돼 스파이 활동을 하다 지난해 10월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고 말했습니다.

김동철: 돈으로 매수한 현지 주민을 고용해서 여러 가지 군사기밀에 관련한 자료를 (빼냈습니다.)

김 씨가 입수한 군사기밀에는 핵 관련 정보도 포함돼 있었고 이러한 정보를 차에 숨겨 비밀리에 중국으로 가져가 넘겼고 직접 한국으로 가 전달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적발 당시 김 씨는 35세의 전직 북한 군인으로부터 군사 기밀이 담긴 사진기와 USB 기억장치를 넘겨받다 그와 함께 북한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 측은 11일 CNN 보도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정 억류 미국인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은 그를 송환하는 노력에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그간 밝히지 않던 억류 미국인을 돌연 공개한 것은 핵실험 이후 점증하고 있는 미국의 대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인도적 차원에서 자국민 보호에 민감한 미국 당국을 자극하고 석방 협상을 미끼로 미국과의 접촉을 노린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11일 역시 미국 CNN 방송을 통해 캐나다 국적의 한인 목사 임현수 씨의 근황도 공개했습니다.

지난달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임 씨는 일주일에 6일, 하루 8시간 씩 교도소 과수원에서 사과나무를 심을 구덩이를 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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