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인터뷰] 존 메릴 “미국, 대북 관여 위해 제재 집착 말아야”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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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대미특사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한미동맹과 북핵문제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홍석현 대미특사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한미동맹과 북핵문제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한국의 홍석현 대통령 특사를 만난 자리에서 북핵 문제 해법과 관련해 “지금은 압박과 제재 단계에 있지만 조건이 되면 관여를 통해 평화를 만들 의향이 있다”고 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 현안과 관련, 전문가 견해를 들어보는 ‘집중 인터뷰’ 이 시간에는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동북아 실장을 지낸 존 메릴(John Merrill) 박사로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책에 관해 들어봅니다. 메릴 박사는 대북 관여를 위해선 미국이 제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에 변창섭 기잡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 발언을 놓고 미국이 압박 기조를 대화 기조로 바꾸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데 어떻게 봅니까?

메릴: 사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최대의 압박과 관여’ 가운데 ‘최대의 압박’에만 관심을 두고 있지 아무도 ‘최대의 관여’엔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즉 대북기조가 압력과 함께 외교인 데 말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압력과 관여 두 요소 중 어느 걸 순서적으로 전후에 놓느냐 하는 겁니다. 일단 대북 협상 국면에 들어서면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히 영리할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대북 외교는 복원될 걸로 봅니다. 다만 걱정되는 건 우발적 사건이 터져서 교전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지만, 아직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기자: 문제는 미국의 대북관여 정책에 북한이 호응할지 여부 아닙니까?

메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떠오르는 초강대국은 어느 나라죠? 중국입니다. 중국 다음은 남북한입니다. 북한이라고 중국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미국과 좋은 관계를 갖고 싶지 않겠습니까? 북한이 왜 미국과 영원한 적대관계를 유지하고 싶겠습니까? 표면적으로 이는 이치에 맞지 않는 얘기죠. 중국이 북한에 엄청난 지렛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거부하면 북한이 순순히 따를 것이란 생각은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그런 지렛대를 너무 과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중국도 이런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조심합니다.

기자: 미국이 북한에 ‘최대의 관여’ 접근을 하게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메릴: 저도 확실히 모릅니다. 제가 아는 건 이겁니다. 오바마 행정부 말기인 올해 1월 존 케리 당시 국무장관이 100만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허용한 일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북한과 상대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점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데 아무도 그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관여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고 봅니다. 케리 전 국무장관이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을 승인했고, 지난 4월 북한 하키팀이 남한 강원도에서 열린 국제하키경기에 참여하는 등 스포츠 교류도 있었습니다. 현재 개성공단이 폐쇄 상태로 문이 잠겨 있지만 재개 문제가 남한 새 정부의 큰 관심을 받을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많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기자: 미국이 북한을 다시 협상장으로 불러낼 방안이 있을까요?

메릴: 글쎄요. 저는 트럼프 행정부가 압박과 외교 가운데 어떤 걸 앞에 둘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우선은 북한을 향한 외부 세계의 날선 표현부터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한에선 북한 지도부에 대한 ‘참수공격’ 론을 중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도 이런 식의 대응에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얼마전 중국 외교부장이 지적했듯이 관계국들이 온도를 좀 식힐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좋은 충고라고 봅니다.

기자: 트럼프 행정부 들어 중국의 대북한 공조가 종전보다 더 잘 이뤄질까요?

메릴: 양국의 대북공조는 상호 논의에 근거할 겁니다. 제가 볼 때 중국은 미국이 하라는 식의 대북 요구에 그냥 따라가진 않을 겁니다. 대북 문제에 진정한 협의를 통해 공통의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면 중국이 왜 반대하겠습니까? 그래도 과거에 비해 지금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개선된 건 잘 된 일입니다.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새 대북기조를 마련했지만 군사적 선택지를 완전 배제하진 않은 상태죠?

메릴: 만일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한다면 북한도 대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그럼 서울은 끝장입니다. 전쟁이 나면 미군은 말할 것도 없고 서울 일원에 사는 미군 군속과 외교관들, 사업가 등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볼 것입니다. 그 피해는 단순히 한반도에 국한하지 않을 겁니다. 일본과 미국이 다 영향을 받습니다. 북한은 탄도 미사일을 시험할 때 특히 일본을 적시하며, 미군 기지가 있는 일본 시들은 초토화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국이 핵 개발에 나선 북한을 공격하려다 멈춘 이유도 이런 엄청난 후유증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한국엔 20개도 넘는 원자로 발전소가 가동 중입니다. 이게 파괴되면 여러 개의 체르노빌 사태가 터지는 겁니다.

기자: ‘최대의 압박과 관여’란 새 대북기조를 발표한 트럼프 행정부에 하고 싶은 충고가 있다면?

메릴: 너무 제재에 집착하는 생각을 극복해야 한다는 겁니다. 제재는 통하지 않을 겁니다. 미국엔 과거 북한과 거래한 방코델테아시아(BDA) 제재를 내린 재무부에서 비롯된 습관이 하나 있는데, 그게 뭐냐면 문제를 푸는 가장 손쉬운 길로 제재를 택한다는 점입니다. 제재 때문에 북한이 진짜 고통을 느꼈다면 반응을 보였을 것입니다. 1941년 미국이 일본에 원유와 철강, 고철 수출금지령을 내렸고, 그로 인해 결국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아무도 얘기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이 관계국들에게 온도를 낮추고, 6자회담이든 남북회담이든 스포츠 교류든 혹은 개성공단 재개같은 경제교류 든 어떤 형식이든 접촉을 갖자고 한 건 좋은 충고라고 봅니다. 반드시 최고위급 접촉일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은 관련 당사국들이 숨을 고르고, 온도를 낮추며 대북 관여에 나설 때입니다.

네,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새 대북기조와 관련, 존 메릴 박사의 견해를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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