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그 전 주한미국 대사 방북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14.02.10

앵커: 북한이 미국의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방북 초청을 재차 취소한 가운데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10일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서방 언론 중 유일하게 평양에 지국을 개설한 APTN은 10일 현지보도에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린 터크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 등 태평양세기연구소 대표단 4명을 이끌고 방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한국지부장을 역임한 그레그 전 대사는 북한 측과의 대화에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그레그 전 대사: 8년 만에 다시 방북하게 돼 기쁩니다. 북한 측과의 대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터크 전 북한담당관은 북한 외무성의 초청으로 방북했다며 미국과 북한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습니다.

이들의 구체적인 방북 목적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에 15개월째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의 석방 문제와 관련이 있을 지 주목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배 씨 석방 교섭을 위해 방북하려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에 대한 초청을 재차 취소했습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9일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5일 킹 특사에 대한 초청 의사를 밝혔던 북한 측이 8일 이를 전격 철회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 측도 9일 북한 측의 킹 특사 초청 취소를 확인했습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배 씨 석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방북하려던 킹 특사의 초청을 두 번째로 취소한 북한 측의 결정에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8월에도 킹 특사의 방북 직전 갑자기 그에 대한 초청을 취소한 바 있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북한이 지난해 배 씨 석방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달 말 시작되는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배 씨 석방 문제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여전히 배 씨 석방을 위해 킹 특사를 북한에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케네스 배 씨는 지난 7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와 인터뷰를 통해 스웨덴 관리로부터 킹 특사가 이르면 10일, 늦어도 2월 안으로 방북할 것이란 말을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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