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현영철 처형 진짜 이유는...

워싱턴-최민석 xallsl@rfa.org
2015.06.29
hyon_napping_b 지난 4월 24일과 25일 인민군 훈련일꾼 대회에서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왼쪽 원안)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지난 4월말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즉결 처형된 이유는 훈련일꾼 대회장에서 졸음 사실을 부인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자신의 명령이나 지적에 토를 달거나 부인하면 ‘반당반혁명분자’로 몰아 극형에 처한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최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4월 30일 전격 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주요 죄목과 관련해 정통한 북한 내부 소식통은 “현영철은 김정은이 참가한 훈련일꾼 대회 주석단에서 졸았고, 이는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인민군 보위사령부에 적발되었다”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당시 사건에 대해 잘 아는 북한군 고위군관의 증언을 토대로 소식통은 주석단에 앉았던 현영철 부장은 수차례 졸았고, 이는 옆자리에 앉았던 황병서 군 총 정치국장에게 발견됐고, 김정은 제1비서도 목격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월 25일과 26일 양일간에 걸쳐 평양에서 진행된 제5차 훈련일군대회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직접 발기하고 공을 들인 주요행사로, 육해공군 연대장급 지휘관들이 대부분 참가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회가 끝나고 총화하는 자리에서 김정은 제1비서는 대노하여 현 부장의 졸음 사실을 강력 추궁했고, 현 부장은 이를 부인했다가 큰 화를 자초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당시 대회장에 설치됐던 감시카메라가 공개됐고, 김 제1비서는 즉석에서 현 부장을 비롯한 2명의 사단장급 간부들에 대한 처벌도 지시했지만, 이 두 명의 장성급 인사에 대한 처벌 여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현영철 부장은 인민군 보위사령부에 끌려가 약 3일간의 조사를 받았고, ‘최고사령관 명령·지시 불복종’외에도 그 동안의 드러나지 않았던 여죄도 밝혀져 배신자, 반당반혁명분자로 낙인 찍혔다는 것입니다.

현 부장은 30일 북한군 총정치국,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고위군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강건군관학교 사격장에서 고사기관총 2정에 의해 끔찍하게 처형됐다고 소식통은 증언했습니다.

현영철 부장이 조는 사진은 26일자 노동신문에도 게재되어 주요 숙청 이유일 것이라는 관측은 한국 여론에서도 제기되었지만, 잇단 북한 내부 주민들의 증언으로 사실로 밝혀지게 된 겁니다.

북한 중앙텔레비전은 최근 공개한 기록영화에서 현영철 숙청과 관련된 영상을 지우기 위해 김 제1비서가 공을 들여 진행한 훈련일꾼대회 장면을 통째로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함경북도 회령시를 통해 연락이 된 또 다른 소식통도 “현영철 총살 소식은 국경경비대 군인들 속에도 널리 퍼졌다”며 “인민무력부장 처형 소식을 들은 인민군 간부들은 숨소리 한번 크게 쉬지 못하고 복종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김정은 공포정치’에 대한 군부 내 반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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