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불법영상물 단속 ‘620 상무’ 조직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6.11.10
wave cut 305 사진은 평안남도 풍곡탄광에서 일하고있는 북한 근로자의 가정에있는 텔레비전과 오디오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이 최근 국가안전보위부 성원들로 ‘620 상무’를 조직하고 불법영상물 단속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불법영상물을 뿌리 뽑는다며 단속에 걸려든 주민들에 가혹한 고문을 가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국가안전보위성 산하 ‘620 상무’가 두만강 접경지역 일대에서 불법 영상물 보유 죄로 검거한 주민들이 3백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의 진술을 근거로 불법 영상물 검열선풍이 함경북도 전역에 불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5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620 상무’는 국가안전보위성이 김정은에게 제의서를 올려 올해 6월 20일에 허가를 받은 불법영상물 단속조직”이라며 “인민보안성(경찰) 산하 ‘109 상무’와 경쟁관계에 있는 조직”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620 상무’는 9월초 두만강 유역 수해로 수많은 살림집들이 허물어지자 주민들의 접근을 봉쇄하고 허물어진 살림집들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려 불법영상물들과 불법휴대전화가 발견된 집주인들을 즉각 체포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체포된 주민들을 도 안전보위국에 구금하고 그들과 연계된 사람들을 연쇄적으로 잡아들이고 있다”며 “체포된 주민들의 진술에 근거해 최근에는 ‘620 상무’의 불법영상물 검거작전이 함경북도 전반으로 확대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9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0월 30일 청암구역 운동장에서 ‘620 상무’가 주민총회를 조직했는데 여기에서 불법영상물을 가지고 있던 청진 철도보안국 보안원이 재판을 받고 가족들과 함께 부령군에 노동자로 추방됐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주민들은 재판을 받은 보안원이 여행객들을 상대로 거액의 뇌물을 강요하는 등 매우 악질적이었다며 일반인이라면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겠는데 사법기관이 봐주기를 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11월 2일 청진시 포항구역에서 한국노래를 들은 혐의로 청진광산대학 학생 5명이 체포되는 것을 시작으로 검거선풍이 일고 있다며 체포된 대학생들은 한국의 대학생들이 부르는 운동권 가요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한국의 운동권가요를 들으면 주변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재판도 없이 처벌된다”며 “보위성 산하 620 상무에 걸리면 ‘걸어서 들어갔다가 기어서 나오기도 힘든 곳’이라는 악명을 떨칠 만큼 심한 고문을 당하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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