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진전, 북핵에 영향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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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핵개발 문제로 북한과 함께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사찰 확대에 합의하는 등 최근 이란 핵문제 협상에 일부 진전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북핵 협상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이란과 국제원자력기구는 지난 11일 핵시설 사찰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포괄적인 협력 방안에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는 이란 핵시설에 대한 기존 정기사찰 외에 이란 중부 아라크 지방에 건설되고 있는 중수로 발전소와 남부 가친 우라늄 광산에 대한 사찰 활동에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이번 합의는 현재 진행 중인 이란과 서방 국가들 간의 핵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던 이란 핵문제 관련 2차 협상에서 합의안 도출에 실패한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도 지난 11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몇 달 안에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존 케리 국무장관: 앞으로 몇 달 안에 모든 당사국들의 기준을 충족하는 합의가 나올 것으로 희망합니다.

이런 가운데 이란 핵 협상의 이러한 일부 진전 움직임이 북한 핵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일각에서는 이란 핵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경우 미국이 북한 핵문제에도 신경 쓸 여유가 생기는 등 북핵 협상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란의 핵 능력을 어느 정도 인정해주면서도 국제사회의 일부 대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된다면 북한도 관심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란과 달리 미국과 여전히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을 뿐 아니라 명시적인 핵개발 목적도 크게 다른 만큼 이란 핵협상 진전과 북한 핵문제는 별 관련이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또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경우 이란처럼 국제원자력기구를 비롯한 국제사회에 협조하는 모습을 쉽게 보일 수 없다는 게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의 분석입니다.

켄 고스 국장: 특히 권력 공고화 과정에 있는 김정은으로서는 내부적으로 핵무기 개발 문제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 사정에 밝은 외교 소식통도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국제원자력기구가 북한 핵문제 해결 과정에서도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이를 위한 정치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에 협조할 의향이 있는 이란과 달리 북한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고 북핵 협상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만큼 북핵문제 해결 과정에서의 국제원자력기구의 기여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의 태도에 달려있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