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개성공단 폐쇄 누가 타격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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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남북관계의 마지막 보루인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마르지 않는 '달러 옹달샘'으로 알려진 개성공단을 폐쇄하면 누가 피해를 받겠는지 정영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개성공단 존폐여부를 놓고 북한이 위협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이번에는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가 직접 나서 잠정중단을 발표했습니다.

북한 중앙TV: 개성공업지구가 위기에 처한 것과 관련하여 위임에 따라 나는 다음과 같은 중대조치를 선포한다. 1. 개성공업지구에서 일하던 우리 종업원들을 전부 철수한다.

북한이 자기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이유만으로 한해 1억 달러 가까이 벌어들이는 개성공단을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북한 당국은 물론 그곳에 근무하는 노동자들과 북한 노동당 대남기관도 생계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복수의 대북 소식통이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우선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5만 3천여 명의 북한 근로자들과 그의 가족들의 생계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최근 연락이 된 황해남도 지방의 한 주민은 "북한은 개성공단이 시작될 때 제대군인들을 투입하고, 출신성분이 좋은 여성 노동자들을 대거 모집했다"면서 "개성공단 노동자들에게 식량배급을 잘 주어 주민들 속에서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개성공단에 입주한 남한 기업은 북한 근로자 임금을 매달 미화 144달러로 책정해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 송금하고 있지만, 북한이 2006년에 공개한 개성공단 노동자 임금 내역서에 따르면 달러가 아닌 북한 돈 7천 원가량 지급하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자가 받는 7천원은 암시세 환율로 볼 때 1달러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식량과 생필품을 국정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생활이 괜찮았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개성공단 존폐 소식을 접한 이 황해도 주민은 "만일 공단이 폐쇄되어 배급이 끊기면 요즘 춘궁기에 살아가기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아무리 출신성분이 좋다고 해도 배가 고프면 불만이 나오지 않겠는가?"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할 경우, 타격을 받는 주체는 노동당 대남기관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평양을 떠나 중국에 체류 중인 한 탈북자는 "개성공단을 관리하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노동당 대남기관 산하이며 이들은 여기서 번 달러를 노동당 39호실에 바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대남기관 간부들도 개성공단을 직접 관리하면서 달러와 부수입 등을 챙겨왔기 때문에 공단 폐쇄가 아쉬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록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가 개성공단 중단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통일전선부가 이권을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와 관련하여 중국의 한 대북 무역업자는 "북한 간부들의 말을 들어보면 개성공단 카드를 군부가 먼저 제기한 것으로 안다"면서 "개성공단은 군부의 이권과 상관없이 별도로 운영돼왔기 때문에 군부로서는 아쉬울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공단을 둘러싸고 북한 내부에서도 당과 군부가 주도권 경쟁을 하는 등 복잡한 양상을 연출하고 있다고 그는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