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승기념관’ 전시자료 모자라 고심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4.07.11

앵커: 북한이 지난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로 확장공사를 마치고 재단장한 전승기념관에 전시할 자료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해외 무역주재원들까지 기념관 전시자료 수집에 동원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6.25전쟁 휴전협정 60주년이 되는 지난해 김정은 제1위원장 지시로 대폭 확장한 북한의 전승 기념관의 넓어진 공간에 전시할 자료가 모자라 북한당국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내 북한 무역 주재원들과 교류가 잦은 단둥의 한 조선족 사업가는 “요즘엔 만나는 조선 무역 대표들마다 무엇이든지 좋으니 6.25전쟁과 관련한 자료 좀 구해달라는 부탁을 자주 받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조선 무역대표들에게는 본연의 외화벌이 업무 외에 이런저런 많은 과제가 부여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런 과제도 떨어진다는 사실에 다소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전승기념관을 한껏 늘려놓고 기존에 확보한 전시자료만으로는 늘어난 공간을 다 채우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과제를 내려매기는 것 아니겠느냐는 겁니다.

이와 관련 중국의 또 다른 소식통은 “매주 토요일마다 북한 공관에서 열리는 총화에 참석하는 날에는 그동안 수집한 과제물을 한두 건이라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주말만 되면 주재원들이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가깝게 지내는 조선 대표 하나가 한국의 6월달치 월간 시사잡지(월간 조선)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해와 무엇에 쓰려는지 궁금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6.25와 관련한 사진과 기사가 게재될 것을 예상하고 부탁한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남한에 정착한 평양 출신 탈북자 이모 씨는 “작년에 전승기념관을 확장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서 “확장하기 전에도 기념관을 한 바퀴 돌아보려면 한나절 이상이 걸렸는데 전시할 자료도 모자라면서 기념관 확장은 왜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정식명칭이 “조국 해방전쟁 승리 기념관”이고 보통은 “전승기념관”으로 불리는 이 기념관은 연중무휴로 열리고 있으며 6.25전쟁 정전 협정일인 7월 27일을 전후해서 평양 시민들은 1년에 한 번 이상 반드시 방문해야 하고 기타 지방 주민들도 평양 관광시에는 반드시 들러야 하는 코스로, 북한 주민들은 관람료를 받지 않고 무료입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국인 관광 코스로도 지정된 전승기념관은 내국인과는 달리 외국인에게는 20달러의 입장료를 받고 있습니다. 비싼 입장료 뿐 아니라 관광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평양을 방문했더라도 전승 기념관을 방문하지 않으면 초청인이나 초청기관이 문책당하기 때문에 평양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대부분 이 기념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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