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발사] 한국 “궤도 진입 평가”

서울-박성우 parks@rfa.org
2016.02.07
eunha_three_b 북한이 7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 2일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에 오는 8∼25일에 지구관측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밝혔고 위성 이름이 '광명성'이라고 통보했다.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012년 12월 12일 보도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되고 있는 북한 장거리 로켓 은하3호.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이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쐈습니다. 북측 ‘위성체’는 우주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6일 제4차 핵실험을 감행한 데 이은 것이어서 한미동맹과 국제사회의 대응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한미 양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문제를 공식 협의 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서울 기준으로 오전 9시 30분께 동창리에서 장거리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월 6일 제4차 핵실험을 한 지 32일만입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성공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발사체가 “(위성)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측의 주장대로 이것이 위성으로 정상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두고 한미 양국이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지난 6일 미사일 발사 예고 기간을 기존 8∼25일에서 7∼14일로 변경해 7일 미사일을 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남한의 청와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회의를 주재하고 이번 미사일 발사를 “용납할 수 없는 도발행위”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하루 속히 “강력한 제재 조치”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후 청와대는 정부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또다시 저지른 극단적 도발행위”를 비판하며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정부는 앞으로 UN 안보리에서 강력한 제재가 도출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뿐 아니라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없도록 필요한 압박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우리 군이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어 나가고 우리의 안보 능력을 강화시키기 위하여 한미동맹 차원의 실질적인 조치를 추진해나갈 것이다.

한미 양측은 “실질적 조치”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남측 국방부는 “미사일 방어태세를 향상하는 조치로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한 공식 협의의 시작을 한미 동맹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 한미 공식 협의의 목적은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에 사드의 한반도 배치 및 작전수행 가능성을 공동으로 모색하는 데 있습니다. 이와 같이 진행된 양국의 논의는 대한민국을 방어한다는 미국의 철통 같은 공약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 남측 정부 관계자는 “주한미군 사드 배치는 중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면서 “사드 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북한에 대해서만 운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한미 군사훈련의 강도도 강해집니다.

특히 미군의 핵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CVN-74) 전단이 연합훈련에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측 합참본부는 “올해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을 최첨단, 최대 규모로 실시하고 추가적인 미국의 전략 자산을 전개하는 연합력 시위를 준비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용현 합참 작전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향후 대응은 선제적, 공세적으로 함으로써 북한 도발을 억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발하면 단호히 응징하겠다"면서 이같이 보고했습니다.

또한 김 본부장은 “대북 확성기 방송 수단을 추가로 운용하고, 운용 시간도 확대함으로써 엄중한 대응의지를 전달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본부장은 “현재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식별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북한은 5차 핵실험,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을 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북한은 인공위성을 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2012년 12월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쐈을 때도 이른바 ‘광명성 3호’가 위성궤도에 진입했다고 주장했지만, 이 위성체는 정상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이날 북측이 쏜 것은 위성이 아니라 장거리 미사일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다만 한 장관은 북측 미사일이 “좀 더 기술적으로 진화”됐다면서 “미사일로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사거리가 늘어난 것은 틀림없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 장관은 “대륙간탄도미사일로서는 (대기권) 재진입 등 여러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고난도 기술이라 그것까지 성공했다는 것을 전제로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국가정보원도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북한이 이번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대기권 재진입 실험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북측이 쏘아올렸다는 이른바 ‘광명성 4호’의 무게는 지난 2012년 12월 발사한 광명성 3호보다 2배 무거은 200kg으로 국정원은 추정했습니다.

통상 인공위성의 무게는 800~1,000kg은 넘어야 정상적인 기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북한의 이날 발사는 탄도 미사일 실험용이라고 국정원은 평가했습니다.

국정원은 이번 장거리 미사일 발사 배경에 대해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내세울 성과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김정은의 업적을 과시하고 핵과 위성 강국임을 선전하려는 의도 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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