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분석] “7일 발사는 기상조건 최우선 고려한 것”

서울-박성우 parks@rfa.org
2016.02.07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한 광명성 4호 발사장면. 사진-연합뉴스 제공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한 광명성 4호 발사장면.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이 7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단행한 이유와 관련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북한은 제7차 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결속 등을 위해 이번 미사일 발사를 꼭 성공해야 하는 상황에 있었다”면서 “성공적 발사를 위해 북한은 기상 조건을 최우선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김 교수와 전화로 만나봤습니다.

박성우: 김동엽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동엽: 안녕하세요.

박성우: 북한이 이른바 ‘광명성 4호’를 위성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발표 내용에 눈여겨 볼 대목이 많은데요. 교수님은 어떻게 분석하셨습니까?

김동엽: 일단 북한의 발표 내용을 보면 ‘광명성 4'호 발사의 성공은 과학기술 중시 정책의 결실이며 자주적인 평화적 우주 이용 권리를 행사하여 과학기술과 경제, 국방력을 발전시켜나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광명성절’을 앞두고 김정은과 당, 국가, 인민에게 주는 충정의 선물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이번 ‘인공위성’ 발사 성공 발표는 당대회를 앞두고 체제 결속을 극대화하기 위한 대내 정치적인 의미를 보다 강하게 부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성공적인 당대회 개최를 위해서는 안보와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점에서 지난 핵실험이 안보적 차원의 조치라면 이번 ‘인공위성’ 발사 성공 발표는 안보와 경제 두 가지 모두를 아우르는 이중적 차원의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성우: 군사적 기술적 측면의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이제 북한은 대륙간 탄도미사일도 쏠 수 있게 됐다고 봐야 하는 것인가요?

김동엽: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발사체에 탑재된 위성체가 위성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이라면 당연히 대륙간 탄도미사일 능력과 연관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우주발사체와 탄도미사일은 기체, 추진체, 유도조정장치 등 거의 모든 구성요소가 동일하고, 단지 가장 끝단에 탄두를 장착하느냐 아니면 위성체를 장착하는가의 차이만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국제해사기구 등에 ‘인성위성’ 발사라고 통보했지만 국제사회는 위성체 발사를 명분으로 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일단 이번 발사 성공으로 사거리 면에서 1만km에서 1만3천km까지 발사가 가능해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을 갖추게 된 것으로 평가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실험이 성공하였다고 해서 당장에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에 발사한 위성의 무게가 지난 2012년 12월 발사한 100kg에 불과했던 광명성 3호보다 무거워 졌다고 하더라도 과연 발사체에 탑재할만큼 핵무기를 충분히 소량화 경량화 했는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특히 이번 발사가 위성체를 궤도에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미사일로서 탄두가 대기권에 다시 진입하는 데 필요한 재진입체 기술까지 확보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탄두가 대기권 재진입 때 최고 마하 20의 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이때 발생하는 6천~7천℃의 고열과 압력에 견딜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냐는 점에서 완전한 대륙간 탄도 발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박성우: 마지막으로 하나 더 여쭤보겠습니다. 왜 하필 7일에 발사했다고 보십니까?

김동엽: 대략적인 발사 시기는 아마도 지난해 10월 ‘제7차 당대회를 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이미 2월 중에 할 것을 결정해 두었다고 봅니다. 2월에 김정일 생일인 광명성절이 있는 것도 아마 고려요인은 되었겠지만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성공적인 당대회 개최를 위해 전체적으로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고 그 일정표에 따라 착착 하나씩 진행해 온 것이라고 봅니다. 1월6일 핵실험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이 2월에 미사일 발사를 8일부터 25일 사이에 발사하겠다고 통보까지 했던 상황에서 갑자기 7일로 당겨서 발사한 것은 다른 이유나 설명이 불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떻게든 발사를 성공시켜야 하는 입장에서 보면 기상조건 이외에 다른 조건은 무의미합니다. 김정일 생일 이전에 쏘려는 의도라고 하더라도 기상적으로 7일이 최적의 조건이라고 판단해서 원래 8일부터로 설정했던 기간을 7일로 당겨서 발사한 것이라고 봐야겠지요.

박성우: 지금까지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의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김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김동엽: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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