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대통령 방미, 북한에 큰 교훈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13.05.20

앵커: 미얀마 대통령이 반세기 만에 미국의 수도 워싱턴을 방문했습니다. 북한 지도부는 민주화와 개혁을 경제 발전의 동력으로 삼은 미얀마의 선택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은 20일 미국 대통령 관저인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협력과 미국의 경제 지원을 논의했습니다.

미얀마 최고 지도자의 워싱턴 방문은 1966년 이후 47년 만입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방문을 정치범 석방과 검열 폐지 등 미얀마의 개혁 조치에 대한 미국의 화답이라며 북한도 미얀마의 선택을 주목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7일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향해 ‘미얀마의 길을 따르라’고 강조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평양은 미얀마와 같은 나라를 주시해야 합니다. 미얀마가 개혁을 추진하면서 더 많은 무역, 투자, 그리고 외교관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한국과 미국도 포함됩니다.

2000년대 초반 북한과 전기 관련 무역 거래를 했던 찰스 범 국제투자회사(ISA World Trade) 대표는 ‘행동하면 행동으로 보상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원칙이 북한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미얀마와 중국, 북한 등 아시아 국가와 주로 거래했다는 범 대표는 2008년 헌법 개정을 통해 민주화의 길을 선택한 미얀마의 변화는 북한 지도부에 소중한 교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찰스 범 대표: 북한과 미얀마는 풍부한 지하자원과 농업 중심의 경제형태, 군사독재 아래의 사회주의 등 공통점이 많습니다. 미얀마가 민주화를 추진하고 개혁과 개방에 시동을 걸면서 미국과 유럽연합은 제재 해제와 경제지원 등 잇따라 유화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범 대표는 미얀마의 길을 헌법개정, 정치개혁, 국제사회로부터의 인정과 경제지원, 경제성장, 국민생활향상으로 해석하면서 지난 2년 간 미얀마가 지나온 과정을 북한 지도부가 주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민간연구소인 헤리티지 재단의 월터 로맨 선임연구원도 미얀마가 국제사회에 개방과 개혁을 약속하고 이를 실천한 후 국제기구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맨 선임연구원: 미얀마가 국제사회에 개혁과 개방을 약속하고, 이를 실제 행동으로 잘 보여주면서 세계은행이 미얀마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국제사회와 한 핵, 미사일 등에 대한 약속을 고스란히 어기면서 고립을 자초했습니다.

한국 세종연구소의 이대우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고민할 것도 없이 국제사회를 믿고 정상적 국가로 탈바꿈해야 한다면서 결국 북한이 미얀마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김정은 정권의 결단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김정은 정권이 가고 있는 ‘북한의 길’은 민주화라는 국제적 흐름을 거스르면서 핵무기보유를 통해 정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북한 주민의 안위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며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믿고 정상국가로의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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