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노동당 간부 12명, 집단 총살”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4.10.21
politics_class_nk-305.jpg 2013년 여름 장성택 숙청 반년 전, 지방도시에서 열린 당 조직의 정치학습 집회 모습. 내용은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호소하는 것이었다.
사진 제공-아시아프레스

평양에서 지난 10월 초순 노동당 간부 12명에 대한 집단 총살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과 당의 지시를 위반한 것이 처형의 이유였는데, 또다시 공포정치가 시작됐다는 분석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지난 10월 초, 북한 평양에서 노동당 간부가 집단으로 총살형에 처해졌다고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아시아프레스’는 이날 북한 내부의 취재협력자를 인용해 지난 6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노동당 간부들이 집단으로 총살에 처해졌으며 처형된 인원은 모두 12명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이달 6일에 있었던 총살은 10대 원칙의 위반입니다. 쉽게 말하면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의 위반이었던 것 같고요. 11일에 있었던 두 번째 총살은 장성택과 연루된 혐의로 총살된 것 같습니다.

‘아시아프레스’가 밝힌 첫 번째 처형은 지난 6일, 노동당의 중앙당 과장 3명과 부하 7명 등 총 10명이 평양의 강건 사관학교 훈련장에서 총살됐으며 처형의 이유는 “김정은 제1위원장과 당의 방침을 관철하는 사업을 소홀히 하고 비밀 사조직을 만든 것이 죄목으로 꼽히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처형 현장에는 중앙당과 인민보안성, 국가안전보위부의 간부가 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지난 11일에도 당 간부 두 명이 같은 장소에서 지난해 숙청된 장성택과 결탁한 것이 발각됐다는 이유로 총살됐습니다. 처형된 두 명 중 한 명은 중앙당의 과장이고, 다른 한 명은 황해남도 해주시의 노동당 최고지위인 책임비서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총살 당시에 기관총이 사용된 것 같다”는 것이 취재협력자의 설명입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지난 11일에도 당과 보안기관, 사법기관의 간부가 모인 앞에서 처형이 집행됐으며 각 조직 간부들에 대한 '본보기'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습니다. 또 이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Ishimaru Jiro] '김정은이 누구인가?'를 생각할 때 북한이 지난 3년 동안 속성으로 그를 절대 독재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따라가야 합니다. 또 엄벌에 처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김정은’이란 젊고 실적도 없는 사람을 절대 유일 독재자로 만들려다 보니 당연히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번 총살 사건도) 무리하게 추진하다 생긴 하나의 사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히 지난해 말 장성택이 처형되고 올봄 이후 장성택과 관련된 인원의 숙청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지만, 지난 11일 또다시 관련자에 대한 총살 소식이 전해지면서 새로운 대규모 숙청 움직임이 시작될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북한은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독재 체제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 원칙’이라는 최고 규범을 39년 만에 개정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독재 체제를 본격화한 이후 전 사회적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도에 대한 충성을 무조건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이시마루 대표의 분석입니다.

[Ishimaru Jiro] ‘김정은 시대에 나름대로 독자적인 정치와 정책을 내세우려는 하나의 징후가 아닌가?’란 생각도 듭니다.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자면 유훈도 있지만, ‘김정은 시대의 영도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은 노동당 간부도 예외 없이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무리하게 총살하지 않았나?’란 생각도 해봅니다.

북한에서 또다시 들려온 집단 총살 소식. 이번 당 간부에 대한 집단 총살이 사실이라면 '말을 듣지 않는 자는 용서하지 않는다'는 공포정치가 당의 중심부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원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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