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 의장, 김정은 면담 못해”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4.10.09

앵커: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재일조선인총연합회 허종만 의장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제1비서의 건강 이상설 증폭은 물론 북한 내 조총련 위상 하락도 재확인됐다는 지적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허종만 의장이 지난 한 달여 동안 북한에 머물면서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만나지 못한 채 사실상 빈손으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연구원은 9일 허 의장의 이번 방북에서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였던 김 제1비서와 직접 면담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마키노 연구원은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복수의 대북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허 의장은 지난 9월 초 방북한 뒤 김 제1비서와 대면할 기회를 갖지 못하자 지난 달 25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김 비서와 직접 인사라도 나누길 희망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연구원: (소식통이 전한 바에 따르면) 허종만 의장이 먼저 생각했던 게, 최고인민회의가 있으니까, 아마 거기서 김정은 나올 거니까, 그 때 인사할 수 있다고 계산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재일 대의원 자격으로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했던 그의 이같은 바람은 김 제1비서의 회의 불참으로 무산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허 의장 일행은 그 동안 지병을 앓았던 강관주(강주일) 내각 225국 국장이 자신들의 방북 기간중 갑자기 사망하자 김 제1비서와 면담 가능성에 다시 주목했습니다.

강관주가 북한 노동당 내에서 조총련 관리와 지도를 도맡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임이 두터웠던 터라 김 제1비서의 조문 가능성을 내심 기대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김 제1비서의 조문은 커녕 북한 관영매체가 강 국장의 사망 사실조차 보도하지 않아 허 의장 일행이 크게 낙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키노 연구원은 김정은 제1비서의 허 의장 면담 거부와 죽은 강관주에 대한 북한의 냉대는 추락한 조총련의 현재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허 의장은 이 때문에 위상하락 등 역풍을 우려해 김정은 면담 불발에 대해 최대한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 허 의장은 지난 7일 귀국길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직접 만났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 김 제1비서가 매우 건강하다고만 밝혔습니다.

하지만 허 의장이 이번 방북에서 김 제1비서를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강 이상설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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