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을 비롯한 선수단과 응원단, 예술단 등 대규모 인원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7월 한국 정부가 제안했던 남북 군사당국회담도 조만간 열릴 예정입니다.
남북 고위급 회담의 합의 내용을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2년 여 만에 처음으로 마주앉은 남북이 10시간이 넘는 협의 끝에 3개항의 공동보도문을 채택했습니다.
남북은 우선 다음 달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를 위해 북한은 고위급 대표단은 물론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과 예술단, 태권도 시범단 등을 파견키로 하고, 한국 정부는 북측에 필요한 편의를 보장하기로 했습니다.
남북은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회담도 조만간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개회식 공동입장과 남북 공동문화 행사 개최에 대해서도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밝혔습니다.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현안도 폭넓게 논의됐습니다.
남북은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를 위해 군사당국회담을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협력도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또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남북이 모든 현안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 나가기로 하고, 향후 고위급회담과 함께 분야별 회담도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관심을 모았던 북핵 문제도 논의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가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대화 재개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북한은 '핵무기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기 때문입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 한반도에서 상호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한반도 비핵화 등 평화 정착을 위한 제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함께 표명하였습니다.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회담 후 '비핵화는 회담 의제가 아니었느냐'는 한국측 취재진의 질문에 단호하게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북한은 이와 함께 한국 정부가 제안한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 제의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북한은 이번 회담을 통해 2년 가까이 단절됐던 서해 군 통신선을 최근 복구했다고 한국 측에 알려왔습니다.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조치에 반발해 군 통신선을 차단한 지 1년 11개월 만에 정상화한 겁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확정하면서 한반도 긴장완화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남북 고위급회담 한국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단절된 남북관계 복원의 중요성에 대해 남북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도 중요한 성과"라며 "이번 회담을 통해 산적한 남북관계 현안들을 풀어나갈 단초를 마련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