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선수단과 응원단, 예술단, 태권도시범단 등 다양한 인원으로 구성된 북한 대표단이 다음달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파견됩니다. 한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표단 파견을 통해 한국과 국제사회의 부정적인 대북인식을 개선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합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판문점 한국 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당국회담에서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한국 당국과 합의했습니다. 한국 당국은 이에 필요한 모든 편의를 보장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의 대표단은 고위급대표단과 올림픽위원회 대표단을 포함해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한국 측 대표단의 일원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한국 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북한이 많은 대표단을 평창 올림픽에 파견해줄 것을 제안했고 북한의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이 같은 제안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 한국은 기조 발언을 통해 공동입장, 공동응원, 예술단 파견 등 관련 문제들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은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 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한국 무주에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 36명을 파견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 개최됐을 당시에는 선수단 273명을 보낸데 이어 황병서 당시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당 부위원장, 김양건 전 통일전선부장으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했습니다.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당시에도 북한 선수단 20명과 응원단 124명이 파견된 바 있습니다. 여기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아내인 리설주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에는 선수단과 응원단으로 구성된 대표단 650명이,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는 527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이번에 주목할 점은 북한이 다양한 인원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하겠다고 밝힌 점입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표단을 활용해 부정적인 대북 인식을 개선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합니다.
남광규 매봉통일연구소장: 남한 사회 내에 평화 분위기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민족 공조 분위기도 극대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결국 평창 올림픽의 주인공은 (한국이 아닌) 북한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북한의 모란봉 악단 등 예술단의 방한도 주목됩니다. 한국을 방문한 북한의 미녀 예술단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으면 이를 대내 선전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가공훈합창단, 모란봉악단, 왕재산 등으로 구성된 합동팀은 북한에서 백여 차례 이상 지방 순회공연을 펼친 바 있습니다. 이런 예술단이 동행하면 평창 올림픽에서 북한은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겁니다.
북한이 언급한 '고위급 대표단'으로는 최룡해 당 부위원장이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거론됩니다. 이와 관련해 남광규 소장은 "올림픽 분위기가 고조되는 극적인 순간에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방한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올림픽을 개최한 한국보다 북한이 더욱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