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시행할 대북정책은?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17.05.09
moon_forum-620.jpg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남한의 19대 대통령으로 현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유력한 상황입니다. 선거 유세 기간 동안 “안보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던 문재인 후보는 북한과의 대화도 중시하는데요. 앞으로 남한의 차기 정부가 어떤 대북정책을 시행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남측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을 통해 6자회담과 같은 다자회담 혹은 양자회담으로 북한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동시에 “북한이 도발하면 남북 관계 개선은 불가능하다”는 입장도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언급했습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지난달 2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다음 정부에서 남북관계 개선은 불가능해질 것이고 북한은 고립이 심해질 것입니다. 또한 체제 유지도 어려울 것입니다.

지난달 27일 서울에서 열린 ‘방송기자 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도 “핵실험을 하면 남북 대화는 상당 기간 불가능해진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도발이 없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조건부 입장을 밝힌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결과적으로는 남북대화로 방향을 틀 것으로 전망합니다.

박영호 강원대 교수: (문재인 후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이 당면한 위협이라고 분명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북관계를 지금처럼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보입니다. (노무현 정부 당시의) ‘10.4 공동선언’을 되살리려 하지 않을까요.

남한의 남북회담본부에 따르면 과거 노무현 정부는 5년여 집권 기간동안 북한과 171차례에 걸친 회담을 했습니다.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박근혜 정부 가운데 가장 많이 북한과 대화한 셈입니다.

문 후보는 이런 노무현 정부에서 비서실장 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인물입니다. 특히 지난 2007년에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회담 준비를 도맡았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남북 대화’가 중심이 될 것이라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진행된 한 TV 토론회에서 문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햇볕정책과 대북포용정책. 이것이 우리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여전히 지켜가야 할 남북정책의 기조 아닙니까. 이 정책들을 취하지 않고 어떻게 북한을 끌어안을 수 있겠습니까.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 먼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물밑대화’, 즉 비공식 접촉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공식 남북 대화 통로를 다시 열기 위한 준비 작업이 펼쳐질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박영호 강원대 교수: (남북)대화 채널을 연결하려면 비공식 채널부터 연결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비밀 접촉이나 특사 파견 등의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 당국간 관계가 끊어져 있으니 대통령으로서 북한에 먼저 가려고 하진 않을 겁니다.

다자회담을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문 후보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북한의 핵포기가 전제돼야 회담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과 미국의 기존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다자회담을 활용해야 한다”며 문 후보의 정책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적어도 미국과 중국이 참여하는 정도의 다자회담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북,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회담은 상당히 생산성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북정책의 무게중심을 남북대화에 둘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 없이 남북대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남한에서는 높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이런 의견까지 수용하며 대북정책을 펼쳐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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