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공동보도문에 이산가족 문제 빠져 실망”

앵커: 9일 발표된 남북 고위급 회담 공동보도문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빠지자 설 명절을 계기로 혈육을 만날 기대에 부풀어 있던 한국의 이산가족들은 당혹감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9일 합의된 남북 고위급 회담 공동보도문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빠졌습니다.

한국 대표단은 이날 오전 기조 발언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공동입장과 함께 설맞이 이산가족 상봉과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제안했지만 북한 대표단은 평창 동계올림픽 공동입장만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따라 설 맞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는 사실상 어렵게 됐습니다.

공동보도문에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빠졌다는 소식에 설날을 계기로 북녘의 가족과의 재회를 고대했던 한국의 이산가족들은 또 한 번 가슴을 쳤습니다.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회장: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이번에도 합의가 되지 않았는데요. 역시 남북 간의 합의에서 이산가족 문제는 어렵다는 것을 다시 느꼈고요. 실망이 큽니다.

다만 공동보도문 2항에서 남북이 '다양한 분야에서 접촉과 왕래, 교류와 협력을 활성하겠다'고 명시한 만큼 이산가족 문제는 차후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이산가족들은 실망감과 분노, 허탈감을 토로하면서도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해 7월에도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 개최를 북한 측에 제안했지만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무산됐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은 2015년 10월 행사를 마지막으로 2년 넘게 성사되지 않고 있습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모두 20차례 진행됐습니다.

이산가족의 노령화가 심각한 만큼 한국에서는 이산가족의 전면적 생사 확인과 상봉 정례화에 대한 요구가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