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고위 관리는 북중 관계가 여전히 견고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1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북한의 고위 관리는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매우 밀접하다면서 양국 관계는 한, 두 가지 사건으로 훼손될 수준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현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 관리는 최근 유출된 중국의 북한 급변사태 대비 문건이 사악한 의도를 가지고 날조된 것이거나 고의적으로 중국이 북한에 적대적이라는 관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유출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일본의 교도통신은 지난 4일 중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인민해방군이 중국과 북한 국경지대 감시 강화와 난민수용소 설치 등을 골자로 한 북한 체제붕괴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응책을 내부문서로 정리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 관리는 15일 이 보도와 관련해 ‘날조’라는 등 부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미국 국무부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13일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나름대로 북한 붕괴와 관련된 구상과 계획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의 모든 종류의 비상사태에 대해 중국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데이비스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 런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 비확산․군축담당 국장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교도통신의 관련 보도가 날조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어느 누군가 중국의 북한 급변사태 대비 사실을 외부에 공개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피츠패트릭 국장: 중국은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봅니다. 특히 북한의 장성택 처형 이후 이에 대비할 필요를 더 느꼈을 것입니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북한의 고위 관리라면 북중 관계 악화나 중국의 북한 급변사태 대비 등 북한에 부정적인 발언을 하기 어려운 게 당연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북중 관계가 매우 밀접하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피츠패트릭 국장: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점점 악화하고 있고 중국의 대북 좌절감은 더 커지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아직도 중국이 북한을 버릴 수준은 아닙니다. 중국은 여전히 북한이란 완충지역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주석 취임 후 방북 경험이 없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이 이르면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중국 국가주석의 행보가 북한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