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라이트 “화성-12형 괌 미군기지 정밀 타격 능력 의문”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7.09.15
hwasong_12_ready_b 중장거리전략탄도미사일 화성-12형 발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이 1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3천 700킬로미터로 추정되지만 정확도가 떨어져 북한에서 3천 400킬로미터 가량 거리의 괌도에 주둔한 미군기지를 정밀 타격할 수 없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군사전문가인 상업위성사진 분석업체 올소스어낼리시스의 조셉 버뮤데즈(Joseph Bermudez) 선임분석관은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 결의의 ‘만장일치’ 채택에 항의하는 의미가 크다고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버뮤데즈 선임분석관: 지난달 화성-12형 시험발사는 (괌에 도달할만큼) 사거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다시 시험발사를 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지요. 하지만, 유엔에서 북한 6차 핵실험에 대응한 대북 제재 결의가 ‘만장일치’로 채택되자 발사에 박차를 가했다고 봅니다.

북한이 미국령인 괌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와 더불어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진 유엔 대북 제재 결의 2375호에 대한 불쾌감을 ‘성명’ 수준이 아니라 ‘도발’로 표시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민간단체 ‘참여과학자연대’의 데이빗 라이트(David Wright) 박사는 그러나 이번 미사일의 오차 범위가 적어도 5~10킬로미터로,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정확히 타격하는 능력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빗 라이트 박사: 다른 나라의 예를 보면 북한이 지금 개발 단계에서 화성-12형이 정확도가 높은 미사일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작은 군사기지를 공격하는 것보다는 인구가 많은 지역에 보복을 하는 능력을 가졌다고 할까요?

북한이 지난해 5월 ‘정밀조종유도체계’를 도입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이번 화성-12형 추정 미사일과 같은 중거리 혹은 장거리 미사일에 이 같은 기술을 도입하지는 못했다는 분석입니다.

데이빗 라이트 박사는 재진입 기술과 관련해서는 컴퓨터를 통한 계측 결과 이번 시험에서 화성-12형 재진입체의 표면 최대 열소비율(max heating rate at RV surface)과 총괄 열 흡수율(Total heat absorbed by RV)이 1만킬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정상각도로 발사했을 때 재진입체의 그것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1만 킬로미터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에서 대기권 재진입 시 발생하는 고열을 견딜 수 있는 재진입체를 제작할 수 있는지 여부를 이번 시험에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버뮤데즈 선임분석관도 지금까지 확보한 위성사진 등으로는 화성-12형이 ‘정밀조종유도체계’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핵무기를 장착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습니다. 정확한 결론을 위해서는 추가 정보·자료가 필요하지만 자신이 파악한 북한의 핵무기 중량으로 미뤄 이번 화성-12형 시험 발사에 적어도 북한 핵무기와 유사한 중량의 가짜 탄두(dummy warhead)가 탑재된 것으로 추정한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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