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인들 식생활 더 나빠져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6.03.17
soldiers_food_b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5년 11월 제802군부대를 시찰, 취사장에서 '병사들을 위한 날'에 즈음해 군관들과 아내들이 정성껏 준비해 온 김치 등 여러 가지 음식들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 군인들의 식생활 수준이 더 악화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유엔의 대북제제가 군인들의 식탁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소식통들은 분석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17일 양강도의 한 국경경비대 군인은 “3월 15일에 공급된 후방물자는 식량으로 입쌀과 강냉이가 5:5 비율로 섞여있고 생미역을 조금 주고 말았다. 지금까지 조금씩 공급하던 식용유와 건빵, 영양알약은 이번에는 완전히 빠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집권 후 그나마 군인들의 식생활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 왔는데 특히 탈북자들이나 중국 주민부락 습격과 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국경경비대원들의 식생활은 제대로 보장하도록 인민군 후방총국에 여러 차례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인민군 후방총국은 2014년부터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는 식량으로 전부 입쌀만 공급했고 매주 해산물과 식용유, 영양알약과 야간경비근무에 나가는 병사들에게는 150g짜리 건빵을 한봉지 씩 주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초부터 해산물과 영양알약의 공급은 중단됐고 식량도 입쌀과 강냉이를 7:3의 비율로 주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다만 중대단위로 보름에 한통씩 공급되는 4.7리터 포장의 중국산 식용유와 건빵 공급은 최근까지 이어졌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16일 함경북도의 한 군관계자는 “병사들은 자신들의 식사를 ‘꿀꿀이(돼지) 죽’이라고 부른다”며 “군인들이 핵을 보유했으니 이젠 병사 따윈 필요 없다는 거냐면서 갑자기 나빠진 후방공급에 대해 불평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함경북도 9군단 병사들은 3월 초부터 순수 강냉이에 감자를 섞은 밥을 먹고 있는데 보잘 것 없던 식용유마저 공급되지 않아 병사들속에서는 “기름 먹어 본지 하도 오래 돼 이젠 눈알도 뻣뻣하게 돌아간다는 탄식까지 나오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또 군인들속에서 “최고사령관의 배는 거침없이 진격하(나오)는데 병사들의 배는 기약없이 후퇴(홀쪽해진)한다”며 “김정은의 배가 너무 나와 ‘조선중앙텔레비죤(TV)’에서 ‘놀고먹던 꿀꿀이’를 방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돌고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에서 1980년대에 만든 만화영화 ‘놀고먹던 꿀꿀이’는 “일은 안하고 먹기만 해 배가 유달리 커진 돼지가 주인에게 잡혀 먹힌다는 내용”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런 이야기와 함께 소식통들은 군인들의 식생활 수준이 갑자기 떨어진 것이 유엔의 대북제재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북한 주민들의 우려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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