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전쟁 대비 민방위훈련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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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군사위원회가 최근 핵 화학전에 대비한 민방위훈련을 강화할 데 대한 지침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당장 오는 동계훈련부터 실시한다는 구체적인 훈련요강까지 작성해 각 지방당 민방위부에 내려 보냈다고 내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민간방위무력을 상대로 핵, 화학전에 대비하기 위한 훈련을 강화할 데 대한 지시문을 내려 보냈다고 복수의 대북소식통들이 확인했습니다.

지난 10월 17일에 중앙군사위원회 지시문을 내려 보낸 데 이어 최근에는 중앙당 민방위부 명의의 훈련요강도 내려와 곧 시작될 동계훈련부터 적용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간부소식통은 "핵, 화학전에 대비한 중앙당 민방위부 훈련요강이 이미 각 시, 군당 민방위부들에 내려왔다"면서 "12월 1일부터 시작될 새 학년도 동계훈련부터 집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이 전한 10월 17일 지시문의 내용은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의 무모한 도발책동으로 하여 조선반도(한반도)에 언제 핵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운을 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남한 당국이 핵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지르기 위해 '천안호(함) 사건'을 날조했고, 이를 구실로 핵 항공모함과 핵잠수함들을 연이어 조선동해에 끌어들이며 노골적인 핵전쟁 준비에 들어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처하여 북한도 적들의 핵전쟁 도발책동에 맞설 만단의 준비태세를 갖추어야 한다며 현대전은 전선과 후방이 따로 없이 대량살상무기를 총동원한 동시다발적, 무차별적인 전쟁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개인보호 장비들을 철저히 갖추고 주민대피용 보호 시설들도 적들의 그 어떤 타격수단에도 끄떡없게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합니다. 특히 주민들에게 "핵, 화학전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심어주어 핵전쟁에 대한 공포감을 없애도록 교양하며 한번은 반드시 원수들과 사생결단을 내야 한다는 필전필승의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는 것이 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이번 지시문에서는 북한이 백전백승이라는 기존의 구호를 바꾸어 필전필승이라는 새로운 표어를 내세웠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혜산시의 소식통도 "새로 내려온 민방위부 훈련요강은 두 권의 책으로 되어있다"며 "한권은 핵, 화학전에 대한 상식과 대처방법이고 다른 한권은 그림으로 자세히 설명한 실전훈련 제강"이라고 말했습니다.

훈련제강에 따라 각 공장, 기업소의 '노농적위대'와 고등중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붉은청년근위대'는 해당지역 민방위부 산하 군사 훈련소에서 보름동안의 정기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훈련기간 동안 4일간의 실전훈련과 2일간의 전문교육을 받는 등 모두 6일 동안의 핵, 화학전에 대비한 훈련을 받게 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정기훈련기간에 실전대비 훈련이 없이 상식위주의 강의만 4시간씩 받아오던데 비하면 전체 훈련의 절반이 핵, 화학전에 대비한 훈련으로 채워진다는 것입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노동당 군사위원회 지시문에 따라 12월 1일부터 민간차원의 핵, 화학 방어 장비 검열이 집중적으로 벌어지게 될 것이라며 이미 핵, 화학무기에 대비한 개인비품 검열목록이 민방위부에 내려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매 개인들이 준비할 비품목록에는 화학무기 방어용 비닐비옷과 방사선 회피용 고무비옷, 핵, 화학물질에 오염된 지역을 극복하기 고무장화, 버선, 장갑과 숯을 넣은 마스크, 그리고 핵, 화학물질에 의한 신체의 오염을 해소시키기 위한 구운 진흙, 숯가루, 닦은 소금이 들어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소식통들은 산이 많은 북한의 지형에서 핵, 화학무기가 자기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며 주민들이 핵, 화학무기에 대한 지식만 충분히 갖추면 얼마든지 핵, 화학전에 대처할 수 있다는 내용의 주민강연도 집중적으로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핵, 화학전에 대비해 이미 굴설된 주민대피용 갱도입구를 철근콘크리트로 보강하고 50cm 두께의 출입문을 설치하는 것과 함께 갱도 앞에는 방호벽 설치를 의무화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내년도 민방위부 예산이 대폭 늘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일치된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