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창건 70주년 열병식 대학생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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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대학생들을 동원시키지 않아 학생들이 좋아한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한 소식통은 "7월 삼복더위에도 불구하고 전략로케트군과 방어사령부 군인 수천 명이 모여 열병식 훈련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고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훈련은 오전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주야간 진행되고 있는데, 일사병으로 정신을 잃는 군인들이 속출하자, 해가 집중적으로 내려쬐는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훈련을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열병식에는 새로 개발된 미싸일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공들여 준비하는 당창건 70주년 행사의 중요성을 부여했습니다.

한국 정부당국도 지난 5월 "북한이 당 창건일이 5개월이나 남았는데 북한은 벌써부터 TF(특별조직위원회)를 구성해 열병식 등의 행사 준비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열병식 참가자는 대부분 군인들로 조직되어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열병식 훈련에 평양시내 대학생들이 동원되지 않았다"면서 "대학생들은 공부만 시키라는 김정은 제1비서의 배려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열병식에는 각 군종병종 산하 정치대학, 군사대학 학생들이 대거 동원되었고, 평양방어사령부와 평양고사포 사령부 등 평양시 위수부대 군인들이 대거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열병식에는 약 1만 명의 인력이 동원되는데, 그만한 병력은 굳이 대학생들을 동원시키지 않아도 된다"며 "평양에 있는 군사대학과 정치대학, 그리고 주변 부대만 동원돼도 충분히 치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북한은 주요 정치행사 때마다 평양시내 대학생들을 수시로 동원시켜 불만을 사곤 했습니다.

평양에서 대학을 다녔던 30대의 탈북자는 "평양에서 대학을 다닌 남학생치고 열병식에 참가해보지 않은 학생이 없을 만큼 정치행사가 빈번했다"면서 "열병식 훈련이 너무 힘들어 대학생들은 피오줌을 싸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렇게 열병식에 동원되는 동안 학업진도가 밀려 대학 측에서는 학생들을 대충 졸업시켜 항상 교육의 질 문제는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학생을 동원해 정치행사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던 김정일 시대와 달리 김정은 제1비서는 대학생들을 열병식에서 제외시켜 민심을 얻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소식통은 "대학생들은 교육친화적인 김정은에 대한 찬사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조치가 과연 지속될 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