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호 관리소, 정치범 가족 자살 빈발”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13.12.05

앵커: 북한 최대 정치범수용소로 알려진 화성 16호 관리소 경비원으로 일했던 한 탈북자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와 인터뷰에서 관리소 내 처참한 인권 유린 상황을 증언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앰네스티’는 5일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화성 정치범 수용소인 16호 관리소 경비원 출신 탈북자 이 씨의 인터뷰 내용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198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 16호 관리소 경비원으로 일했던 이 씨는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 이유는 수감자들에게 최대한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씨: 어떻게 하면 수감자의 인권을 더 탄압할까, 이 사람들이 죽을 때까지... 죽이지 못해 살려두는 수단이니까 수감자들에게 최대한 고통을 주는 것이 이 곳의 의무입니다.

처음으로 일반에 16호 관리소 실태를 폭로한다고 밝힌 이 씨는 수감자들이 강제로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파야 했고 망치로 목을 내리치거나 나무 몽둥이로 때려 수감자를 살해하는 모습도 목격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여성 수감자들은 강간을 당한 후 비밀 보장을 위해 살해돼 사라지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씨: 어쨌든 여자들도 그렇고 내가 보면, 하여간 말을 하니까 사람으로 보이지, 사실은 짐승보다도 못합니다.

이 씨는 또 연좌제로 인해 영문도 모르고 끌려온 정치범의 친인척들이 수용소 안에서 자살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 죄 지은 사람들이 자살하는 게 아니라 그 가족들이 수용소에 들어와서 그 생활이 너무 처참하기 때문에 더 살 필요가 없다면서 자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북한 정치범 수용소 상황은 과거보다 더 열악해 졌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이 씨: 지금도 가봐야 더하면 더했지... 인권에 대해서 변경된 건 하나도 없습니다.

한편 국제앰네스티 측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요덕 정치범 수용소, 15호 관리소와 화성 정치범 수용소인 16호 관리소의 위성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특히 북한 내 최대 정치범 수용소로 알려진 화성 16호 관리소는 2013년 4월 위성사진에서 2011년 9월에 비해 추가로 건물이 생기고 감시망이 강화되는 등 규모가 늘어나 북한 정치범 수용소는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관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16호 관리소의 면적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 디씨의 3배, 또는 평양 면적에 절반에 달하는 560제곱킬로미터에 달하며 2011년 기준으로 약 2만 명의 정치범들이 수감돼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의 라지브 나라얀 연구원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15호, 16호 관리소가 현재 북한에서 활발히 운용되고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북한 당국은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를 인정하고 즉각 이를 폐쇄하면서 무고한 수감자들을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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