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고위층 숙청 직접 지시"

워싱턴-최민석 xallsl@rfa.org
2015.04.15

앵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에서는 고위 간부숙청과 공개처형 등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숙청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직접적인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복수의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습니다.

최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장성택을 비롯한 고위간부에 대한 처형, 숙청의 잔혹사가 김정은 제1비서의 지시로 이뤄지고 있다고 중국에 체류 중인 북한 소식통이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익명을 전제로 인터뷰에 응한 이 소식통은 “김정은이 2012년부터 반대파를 가차 없이 숙청하라는 지시를 보위부에 여러 차례 내렸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구두로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제1비서는 권력을 갓 넘겨받은 시점인 2012년 1월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등 책임일꾼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위부는 당과 주체혁명위업(김 씨 왕조세습)에 반기를 드는 자를 비롯해 나쁜 놈들이 머리를 쳐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보위사업을 더욱 짜고 들어 모조리 색출하여 맹아단계에서 철저히 짓뭉개라”고 지시했습니다.

맹아단계는 식물이 갓 움틀 때를 뜻하는 말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권력기반이 공고하지 못한 김정은 제1비서가 당시 권력 장악을 위해 측근처벌을 무자비하게 실시하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또 2012년 4월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을 임명하는 자리에서는 “보위부는 나의 오른팔이며, 친솔부대이므로 보위부를 군사화하라”는 명령도 내렸습니다.

이는 김정은 제1비서의 반대파가 수중에 무력을 장악하고 반기를 들 경우, 즉각 힘으로 진압할 수 있도록 비밀경찰조직을 중화기 등으로 무장시켰다는 주장입니다.

여기서 힘을 얻은 국가보위부는 “일부 당과 정권기관, 군사부분에 배겨있는 악질 불순분자들을 적발하여 공개총살도 타산해야 한다”는 지시를 산하기관에 하달했고, 고위층 숙청작업을 대대적으로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3년 10월부터 장성택 최측근 숙청을 시작으로 보위부는 당과 군, 내각 등 곳곳에 포진한 장성택 잔재를 적발하여 숙청하는 작업을 여전히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안전보위부는 2013년 말 자체 총화보고서에서도 “모든 보위일군들은 보위기관의 총구와 붉은 칼이 최고사령관이 가리키는 목표만 향하게 하고 명령을 내리면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기고 칼을 휘두르는 최고사령관의 보위전사가 되겠다”고 맹세했습니다.

특히 보위부는 외부정보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일대에서 불법 손전화 사용자들을 총살하라는 지시도 산하 기관에 하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2013년에 국가보위부가 하달한 지시 가운데는 “남조선과 전화통화 등 내통하고 있는 인물들을 적발하면 도 보위부에서 자체로 판단하여 총살 집행한 다음 처형인물의 죄명을 평양에 보고하라”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도 “현재 국가보위부 권한은 과거에 비해 비할 바 없이 커졌다”면서 “보위사업 측면에서는 인민보안부와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고 15일 말했습니다.

그는 “보위부는 김정은과 운명을 함께 한다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반대파 제거에 지금도 눈을 밝히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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