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이번 주말까지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미국은 북한의 도발로 인해 한반도에서 돌발적인 전면전이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의 패트릭 벤트렐 부대변인은 8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조만간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과 관련해 북한에 도발에 나서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패트릭 벤트렐 부대변인: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 앞으로의 어떤 도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직접 위반하는 것으로 대북 압박과 북한의 고립만 가져올 것입니다. 북한은 이런 행동을 삼갈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앞서 7일 한국의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이 10일을 전후해 미사일 도발과 같은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고 한국 국방부 측도 8일 추가 핵실험이 당장 임박했다는 정황은 없지만 북한은 언제든 핵실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백악관의 댄 파이퍼(Dan Pfeiffer) 선임고문은 지난 7일 미국의 폭스(FOX)뉴스와 ABC방송에 연속으로 출연해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파이퍼 선임고문: 앞서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말했지만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나선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과거 도발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보인 행동 양태입니다. (As Jay Carney said, we wouldn't be surprised. Missile launches have been, you know, part of this repeated pattern of behavior for the North Koreans.)
우려는 하지만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파이퍼 고문은 또 미국 국방부가 7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 발사를 연기한 것과 관련해 이는 북한의 위협에 미국이 물러난 것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했습니다.
한반도 위기 고조의 책임은 북한에 있는 만큼 북한이 물러서야 하며 북한이 문제의 근원이라는 게 파이퍼 고문의 지적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8일 미국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미국이 한반도 위기가 악화될 것을 우려해 이번 주 예정돼 있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일정을 연기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 신문은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자칫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가능성을 막기 위해 북한의 도발에 비례해 그 수준 정도로만 북한에 대응한다는 새로운 계획(new counterprovocation plan)을 마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즉각적이지만 북한의 도발 수위에 비례하는(immediate but proportional) 수준으로 보복한다는 이 계획은 예를 들어 북한이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같이 한국군이 주둔하고 있는 섬에 포격을 가할 경우 북한과 같은 수준의 화력(intensity)으로 북한의 공격 원점을 포격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폭침 이후 북한이 추가 대남도발에 나설 경우 그 도발 원점은 물론 지원세력, 더 나아가 지휘세력까지 강력히 응징하겠다는 한국 측 입장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편 미국은 북한이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형 중거리 탄도 미사일이 일본 영공을 통과한다 해도 공해상(open water)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경우 요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면 수 초안에 미사일의 비행궤도를 측정해 한국과 일본, 또는 미국령 괌을 타격할 것으로 예상될 때만 요격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이 관리들은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이 미국과 그 동맹국을 타격 목표로 삼는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의 탄도 미사일이 발사대에 장착된 상태일 때 폭격을 가하는 방안은 고려대상에서 제외(has ruled out)했다고 이 관리들은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탄두를 탄도 미사일에 장착했다는 증거가 있을 때는 예외라고 이들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