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김정은 방러 계획 아직 없다”

서울-박성우 parks@rfa.org
2014.08.25

앵커: 북한의 김정은 제1비서가 러시아 방문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는 보도가 지난 주 다시 나온 가운데, 러시아 외무부는 25일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남한의 통일부도 김 비서의 방러설이 사실인지 여부에 대해 파악된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제1비서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당국이 이를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5일 “김정은 제1비서가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힌 겁니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주 일부 한국 언론이 김 비서의 방러 가능성을 다시 보도한 가운데 나왔습니다.

이날 오전 한국 정부도 김정은 제1비서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을 뒷받침할 근거가 없다는 설명을 내놨습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제가 알기로는 아직까지 방러설이 사실인지 여부에 대해서 파악된 것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 우리들도 관심을 가지고 계속 지켜보고, 어떤 추가적인 사실이 파악되면 그때 다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 비서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에 대한 한국 언론의 보도는 지난해부터 간간히 나왔습니다.

중국과 북한의 관계에 이상징후가 보일 때마다 김 비서의 방러 가능성에 대한 보도는 증폭되는 모양새를 보입니다. 특히 지난 7월초 시진핑 중국 주석이 북한이 아니라 남한을 먼저 방문하자, 북측도 중국이 아니라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먼저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기사를 일부 남한 언론들은 대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의 러시아 방문이 성사된다면, 이는 러시아와의 관계 증진 외에도 중국에 대한 압박이라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는 게 북한 문제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김정은 제1비서가 북중 관계의 불편함을 간접적으로 시위하는 과정에서 북러 협력을 통해 오히려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긴밀해야 함을 압박하는 차원의 행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북한뿐 아니라 러시아도 양측의 관계 증진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다수의 전문가들은 평가합니다.

박병인 경남대 연구교수는 최근 극동문제연구소가 펴낸 현안진단에서 “극동개발을 통해 아태지역에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러시아의 이해와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탈피하려는 북한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러시아 정부는 지난 4월 북한에 소방차 수십대를 제공하거나 구 소련 시절 북한이 진 빚을 지난 5월 탕감해 주는 등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겨냥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김정은 제1비서의 방러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러시아 당국이 밝혔지만, 방문 가능성에 대한 추정은 북중 관계가 회복되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는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정권을 넘겨받은 뒤 현재까지 외국 방문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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