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지원활동가 잇단 추방에 안전우려 증폭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5.04.09
sandra_seo_office_b 북한에서 추방된 산드라 서 씨가 설립한 밀알선교(Wheat mission ministries)의 공식 인터넷 주소의 사무실이 굳게 잠겨져 있어 신문이 문앞에 방치돼 있다.
RFA PHOTO/ 유지승

앵커: 북한이 인도주의 미명 아래 반 공화국 모략 선전을 했다며 추방한 한국계 미국인 샌드라 서 씨가 9일 중국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대북 지원활동의 안전성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1990년 대 말부터 북한을 방문해 식량과 의료 지원을 꾸준히 해 온 한국계 미국인 샌드라 서(한국명: 서계옥) 씨가 추방돼 9일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서 씨가 1998년부터 인도주의 미명 아래 북한에 드나들며 사진과 동영상 등을 은밀하게 찍어 반 공화국 모략 선전을 감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범죄행위를 인정하고 용서를 간청한 서 씨의 연령을 고려해 추방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 밀알선교회 관계자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대북 지원 활동을 하는 단체들은 북한의 허락을 받고 동영상을 찍어 후원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통상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밀알선교회 관계자: 북한 다녀 오신 분들이 사진이나 동영상 허락 받은 것 찍어와서 고아원 (후원) 하면 고아원 관련된 허락 받는 영상이 있거든요. 어쨌든 후원 받을 때는 그런 걸 보여주죠. 그런 내용을 보고 싶어 하잖아요. 후원자의 제일 큰 관심사가 우리가 지원한 것이 필요한 사람에게 정확하게 전달됐느냐 하는 거니까… (서 씨가) 허락 받은 것 이외에는 안 보여 줬던 걸로 알고 있는데…

이 관계자는 밀알선교회도 7~8년 전까지 북한의 장애자 지원 사업 등을 했기 때문에 서 씨와 친분이 있다며 북한이 갑자기 서 씨에게 그런 죄목을 씌운 의도를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20여 년간 조용하고 꾸준히 지원 사업을 해 온 서 씨가 갑자기 추방당할 행동을 했을 리 없다는 설명입니다.

밀알선교회 관계자: 우려되는 게 크죠. 앞으로 어떤 흐름으로 전개될 지 아무도 모르는 거죠.

특히 최근 독일의 민간단체 세계기아원조(Welthungerhilfe) 북한 사무소장을 추방한 것과 연계해 뭔가 심각한 상황이 전개될까 우려하는 대북 지원 단체들이 대다수라고 지적했습니다.

유럽연합 민간 단체들은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며 지원 활동을 하면서 미국이나 한국의 대북 지원단체들이 정치적 마찰로 북한과 껄끄러울 때 소통의 창구 역할을 담당해 왔다는 것입니다.

독일의 한 민간단체 관계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독일인들 사이에서도 오랫동안 북한을 지원해 온 단체에 북한이 왜 이런 조치를 취했는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또 다른 대북지원단체 관계자는 캐나다에서 오랜 기간 가장 크게 대북 지원을 해 온 임현수 목사가 아직 북한에 억류돼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관계자: 아시잖아요. 임현수 목사님도 잡혀가 계시고, 상황도 안 좋고…

북한은 지난 1월 소식이 끊겼던 임 목사를 억류 중이라고 지난달 확인했습니다.

한편, 서 씨가 대북 지원을 위해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설립한 위트미션(Wheat Mission Ministries)의 사무실 문은 9일 현재 굳게 닫혀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이날 방문한 위트미션 사무실 문 앞에는 신문이 쌓인 채 인기척은 전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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