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시물자 비축기간 단축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3.10.09

앵커: 북한이 올해 초 한반도 전쟁을 단기 결속전으로 끝낼 자신감을 보이면서 김정일 시대에 1년이던 전쟁예비물자 비축기간을 3개월로 단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올해 초 한반도 전쟁시나리오, 즉 전시사업세칙 등을 수정 보강하면서 전시예비물자 비축 기간도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사정에 밝은 한 대북 소식통은 올해 전쟁위협이 고조됐던 3월경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3일이면 전쟁이 끝나겠는데 전시예비물자를 많이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장담하면서 2호 창고 물자를 방출했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과거 김일성 때는 3년 치 전시예비물자를 비축하고 있었지만, 김정일 시대에는 식량난 등으로 1년으로 줄어들었고, 김정은 정권 들어서는 3개월로 단축됐다”면서 “현재 북한에 텅빈 2호 창고들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김정은이 쌀은 군대와 주민들에게 풀고, 의복과 신발 등은 마식령 스키장과 물놀이장 공사에 동원된 군인들에게 공급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군대와 주민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인기를 얻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황해도와 강원도 지방 등 산야 갱도에 은폐된 전쟁물자를 제외하고, 평안북도와 함경남도 일대에 은폐시켰던 2호 창고 식량을 꺼내 주민들에게 공급하면서 춘궁기 장마당 쌀 값 안정에도 한몫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식통은 “전시물자 비축부서인 2호 사업부가 올해 수확한 식량으로 텅빈 2호 창고를 다시 채워 넣을 지, 아니면 2호 창고를 다른 용도로 전용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3년 내 무력통일을 하겠다”고 측근들에게 수시로 호언하는 등 자신감을 보였다고 최근 한국 국가정보원은 밝혔습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선대로부터 신성불가침으로 내려오던 전시전략물자를 민간에 풀고, 무력통일로 마침표를 찍겠다고 호언장담하는 배경에는 핵에 대한 지나친 과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송대성 한국세종연구소 소장은 “김정은 체제가 3년 내에 무력통일을 하겠다는 것은 북한의 핵무기가 3년 내에 상용화 된다는 걸 전제하는 것일 수 있다”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탄도 미사일 개발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과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북한의 무력통일 야망이 쉽게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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