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한에 대화 다시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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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한의 통일부가 22일 북한에 다시 한 번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남한과 일본이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남측이 북측에도 대화를 제안한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과 일본 정부가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과거사 문제로 악화된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주한 일본 대사관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수교 50주년 행사에 참석했고, 이날 아베 신조 총리도 주일 한국 대사관 주최로 도쿄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이로써 한일 정상회담이나 한중일 정상회담의 개최를 위한 논의도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지난 2년 반 동안 한 차례도 일본과 단독 정상회담을 열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한 정부는 북한에 다시 한 번 대화를 제안했습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그간 남측은 “여러 차례 북측에 형식과 의제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밝혀왔다”면서 “지금 이 시점에 남북한이 대화의 자리에 앉게 된다면 서로의 관심사를 개진하고 허심탄회한 협의를 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병철 통일부 대변인: 우리 정부는 북한이 얼마 전에 밝힌 정부 성명의 긍정적인 측면에도 유의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의 동력으로 이 성명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북측은 지난 15일 6·15 남북 공동선언 발표 15주년을 맞아 발표한 ‘정부 성명’을 통해 “당국간 대화와 협상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5·24 대북제재 조치 철폐 등의 조건을 붙였습니다.

그럼에도 남측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17일 북측의 성명을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비난을 삼가면서 대화를 제안해 왔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홍 장관은 “북한이 빨리 대화에 나와서 교류·협력을 이야기하고 신뢰를 쌓기 바란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러나 “다만 여전히 여러 전제 조건을 붙인 것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남측은 북측에 “조건 없는” 대화를 바라고 있습니다. 일단 만나서 서로가 원하는 의제를 논의하자는 게 남측의 입장입니다. 임병철 대변인도 이날 정례 기자 설명회에서 “북한이 이러저러한 전제조건을 반복하지 말고 당국 간 대화와 민간교류에 적극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소의 남북문제 전문가는 “한국 정부는 현재 일본과의 관계에서 국면 전환을 통해 오는 8.15 광복 70돌 행사를 정치적으로 의미있게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지금 북한에 ‘조건없는’ 대화를 촉구한 것은 대북 기조의 유지를 통해 분단과 광복 70주년이라는 2015년의 특별한 의미를 남북간에도 되살리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남북관계의 사회 문화 경제 분야에서부터 대화를 시작해 신뢰를 쌓은 다음 통일 문제 등을 포함한 정치적 사안을 다룬다는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전문가는 북한이 현 시점에서 남북 대화에 나오지 않을 경우 동북아에서 북한은 점점 더 고립될 수 있으며, 현재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는 한중일 정상회담이나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대북 압박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 방안이 재확인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