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접촉 극적 타결

서울-박성우 parks@rfa.org
2015.08.24
reach_deal_b 북측 김양건 당 비서, 남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남측 홍용표 통일부 장관(왼쪽부터)이 25일 오전 판문점에서 '무박4일' 마라톤 협상을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남북 고위급 접촉이 25일 타결됐습니다. 무려 43시간에 걸친 협상 끝에 북한은 ‘지뢰 도발에 유감을 표명’하고 남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 보도문’을 도출했습니다.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시작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이 난항 끝에 25일 극적으로 타결됐습니다. 22일부터 25일 새벽까지 4일간 43시간 협상을 진행한 끝에 합의를 이룬 겁니다.

이로써 일촉즉발의 군사적 대치 상황은 해소 단계로 접어들게 됐습니다.

남북간 합의된 ‘공동 보도문’은 6개항으로 이뤄졌습니다.

우선 북측은 최근 발생한 지뢰 도발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고, 남측은 이를 “사과”로 받아들였습니다.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남측 회담 수석대표):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김 실장은 “그동안 북한은 우리 국민들에게 불안과 위기를 조성하고 양보를 받아내 왔는데, 우리 정부에서는 그것이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도 확인하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지뢰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이번 합의는 북한이 위기를 조성하면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한 데 대해 정부가 이를 거부하고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협상한 것에 대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북측이 도발에 대해 ‘사과’하는 대신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의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 12시(정오)부로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북측은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협상의 핵심 사안이었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이외에도 남북 양측은 관계 발전을 위한 중요한 합의를 도출했습니다.

우선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합의도 나왔습니다. “남과 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9월초에 가지기로” 했습니다.

또한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습니다.

김관진 실장은 “이번 남북 당국자 고위 접촉을 통해 당면사태를 수습하고 도발행위에 대한 재발 방지와 남북관계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 “앞으로 쌍방의 합의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형성함으로써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한반도에서 고조된 긴장 상황은 북측이 지난 4일 비무장지대 내에서 남측을 상대로 목함지뢰 도발을 가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남측 장병 두 명이 크게 다친 당시 도발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남한 정부는 최전방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했습니다.

북측은 남측의 확성기 방송을 문제 삼으며 군사적 대응을 위협했고 20일에는 서부전선에서 남측을 상대로 포격도발을 감행하자 이에 남측도 북측에 포탄 수십발로 대응사격 해 한반도의 긴장 수위가 높아졌습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남북 최고위급 접촉인 이번 협상에는 남측에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선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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