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트랙2...“케네스 배 문제도 논의”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13.10.07

앵커: 지난주 영국 런던에서 열렸던 미국과 북한의 전, 현직 관리들의 대화에서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의 석방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1일부터 이틀 간 영국 런던에서는 북한의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이 참석한 반관반민 형태의 비공식 미북대화가 열렸습니다.

물론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그와 연계된 미북관계 개선 문제가 당시 주된 논의 주제였지만 1년 가까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미국인 케네스 배 씨의 석방 문제도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런던 미북접촉 내용에 정통한 미국 측 한 인사는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대화에서 배 씨 석방 문제가 논의됐다면서 중요한 것은 배 씨 석방을 위한 미국 국무부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의 방북이 ‘취소’된 것이 아니라 ‘연기’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수주일 안에 북한 측이 비핵화와 관련된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고 그와 더불어 킹 특사의 방북도 다시 추진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관건은 성의를 보이는 북한의 조치에 과연 미국 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라고 말했습니다.

이 인사는 또 이번 대화에서 북한이 조만간 취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은 앞서 2012년 결렬된 북한 측과의 2.29합의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단의 북한 핵시설 복귀와 핵과 미사일 실험 유예 등을 요구했던 바 있는데 이런 조치들이 북한 측이 이행할 성의 있는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인사는 북한 측이 이번 대화에서 미국과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이러한 북한 측 의사가 이번 대화 참가자에 의해 이미 미국 정부 측에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인사는 특히 최근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이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불가침조약’도 맺을 수 있다고 말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측이 원하는 것은 일단 대화 재개이며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 나와 있는 것처럼 비핵화와 미북관계 개선 문제를 ‘동시행동 원칙(action for action formula)'에 따라 논의하고 이행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과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을 두루 접촉한 전문가는 북한이 조만간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방문을 허용할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국과의 협상 재개임은 틀림없지만 협상의 목표는 국제사회가 원하는 완전한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핵확산 방지와 핵군축 분야에서 미국과 협조하면서 북한의 핵 보유를 일정 부분 인정받으려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앞서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은 지난 3일 일본을 방문해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과 불가침조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밝혀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존 케리 국무장관: 우리는 북한과 평화로운 관계를 맺고,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으며, 불가침 조약을 체결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지난 4일 평양에서 미국 AP통신 측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고 이른바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한다면 북한이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를 맺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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