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릴 시험하지 말라”…북에 강력 경고

서울-김은지 kime@rfa.org
2017.11.08
trump_nk_policy_b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회 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하고 있다.
ASSOCIATED PRESS

트럼프 연설을 본 한국 시민들의 생각은?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에 한국 국회 연설에 나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미국을 시험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하면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5분 간 이어진 국회 연설의 상당 부분을 도발을 일삼는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과거 미국 행정부와 달리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천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에서 버림받은 체제는 어리석게도 미국의 결의를 의심했던 국가들”이라며 북한을 향해 “미국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북한 체제는 미국의 과거 자제를 유약함으로 해석했습니다. 이것은 치명적인 오산이 될 것입니다.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마십시오. 또한 우리를 시험하지도 마십시오.

또 핵 보유를 추구하고 있는 북한의 목표는 한국을 그 밑에 두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조건도 제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더 나은 미래의 출발은 (북한이) 공격을 중지하고 탄도미사일 개발을 멈추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총체적 비핵화를 하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의 절반 이상을 북한의 열악한 인권실태를 비판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을 ‘폭군’, '잔혹한 독재자'로 지칭하고 ‘감옥국가’, ‘종교집단’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북한을 맹비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북한은 당신의 할아버지가 꿈꿨던 낙원이 아닙니다. 그 누구도 가서는 안 되는 지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경제가 거둬들이는 미미한 수확은 비뚤어진 체제에 대한 충성도에 따라 배분된다며 잔혹한 독재자는 주민들을 저울질하고, 충성도를 자의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매긴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인 아버지를 둔 아기가 바구니에 담긴 채 끌려갔고, 북한 주민들은 정부 관료에게 뇌물을 주고 차라리 외국에 노예로 팔려가기를 자처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또 10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강제노역으로 고통 받고 있다며 “조부가 반역죄로 고발당했다는 이유로 9살 소년이 10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을 직설적으로 비판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한국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비슷했던 남북의 경제 규모가 이제는 40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전후 한국이 이뤄낸 경제 성장과 정치 민주화 등은 전 세계에 큰 감명을 줬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는 악당 체제의 위협을 관용할 수 없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국회 연설은 지난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7번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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