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만남’ 발언은 대중국 성의표시”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17.05.02
trump_xi_summit_b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PHOTO

앵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적절한 상황이면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해 대북 압박에 제대로 동참하려는 중국을 의식한 발언이란 지적 등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하버드대학 벨퍼센터의 코리아워킹그룹 국장(director)을 맡고 있는 존 박(John Park) 박사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만남’ 발언에 너무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대안을 강조하면서 모든 선택지가 검토 대상이라고 말하는 연장선상에서 한쪽으론 대화와 협상 대안도 있다는 측면을 밝힌 것이란 설명입니다.

동아시아 경제, 안보 전문가로 하버드 대학 케네디스쿨에서 강의도 맡고 있는 존 박 박사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특히 강력한 대북 압박에 동참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국을 의식한 발언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존 박 박사: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발언을 통해 (대화를 요구하는) 중국과 협조하는 모습을 내보이면서 더 엄격한 대북 (제재)조치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그는 북한이 핵포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실제 대북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협상 혹은 압박, 한 쪽으로 미국의 정책이 치우쳤다고 판단하기는 여전히 시기상조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북한 뿐 아니라 중국을 향한 것일 수 있다면서 향후 더 강한 대북압박을 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최근 김정은의 의중(intention)을 맞추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트럼프의 의도를 예측하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공격과 협상을 거의 동시에 언급하고 그 반응을 보면서 대북 전략을 교정(calibration)하는 과정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그는 군사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는 확신만 있다면 언제든 핵실험 등 대형 도발에 나설 수 있는 북한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일단 지켜보면서 대미 혹은 대남 협상기회가 있는지 살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사드,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와 그 비용 문제로 미국과 갈등을 빚을수도 있는 진보 성향의 후보가 집권할 경우까지 고려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대북 대화를 선호하는 진보성향의 후보가 한국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적극적인 남북대화를 통해 한미관계 약화를 꾀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로버트 칼린 전 중앙정보국(CIA) 북한분석관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만남’ 발언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칼린 전 분석관: (북핵 문제와 관련해 과거 미국은) 지난 16년 간 북한을 무시하거나 압박했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습니다. 무엇인가 새로운 진전 가능성이 있다면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칼린 전 분석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북한이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대화를 통한 진전 가능성을 묵살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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