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유엔회담 추진? “사실무근”

서울-박성우 parks@rfa.org
2014.09.02

앵커: 미국 뉴욕에서 9월 말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북한의 리수용 외무상이 기조 연설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 총회를 계기로 남북 외교수장 간의 회담이 추진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이와 관련해 남한의 외교부는 2일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뉴욕에서 9월 24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유엔 총회에 북한의 리수용 외무상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0일에는 총회장에서 기조 연설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엔 총회에는 남한의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참석합니다. 남북 양측의 외교 수장이 같은 장소에 있는 만큼, 양측의 조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일부 남한 언론은 유엔 총회를 계기로 남북 외교수장 간의 “회담”이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회담 추진설은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 군사 연습의 종료와 함께 남북 간 대화 국면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과 맞물려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남한의 외교부는 회담 추진설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습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 일단 첫 번째, 리 외상이 유엔에 간다는 게 공식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두 번째, 간다고 해도 그게 우리 측 외교장관하고의 일정이 맞을 수 있는지 여부도 한번 파악을 해 봐야 되고…

또한 노 대변인은 “북한 측이 남북 간 대화를 원한다면 한국 정부가 제의한 고위급 회담에 응해야 할 것”이라며 “그게 순서일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남한 정부는 북측에 제2차 고위급 접촉을 갖자고 지난 8월 11일 제안했지만, 북측은 이에 화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리수용 외무상이 유엔 총회에 참석하게 되면, 이는 북한 외무상으로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성사되는 미국 방문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북한은 주로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 외무성의 유엔 담당 부상을 보냈습니다. 외무상이 직접 연설한 건 두차례 뿐입니다. 북한이 유엔에 가입한 이듬해인 1992년엔 김영남 부총리 겸 외교부장이, 1999년엔 백남순 외무상이 유엔 총회에서 연설했습니다.

한편, 리수용 외무상의 미국 방문과 함께 강석주 로동당 국제담당 비서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독일,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습니다.

북한의 외교 정책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석주가 단독으로 외국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4월 국제담당 비서가 된 이후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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