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이 이달 중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핵 비확산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미국의 전직 관리들도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미북 간 비공식 간접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미협상의 북한 측 핵심 당국자인 최선희 외무성 북미국장의 러시아를 매개로 한 대미접촉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미국의 한 외교 소식통은 3일 최 국장이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017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최 국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지난 달 29일 올레그 부르미스트로프 외무부 특임대사 등과 회담을 위해 모스크바를 찾은 지 한 달도 채 안 돼 이뤄질 예정입니다.
러시아는 최 국장에 앞서 지난달 12일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모스크바로 초청해 한반도 위기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등 미북 간 중재에 적극적입니다.
외교 소식통은 최 국장이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 소장 직함으로 21일 오전과 오후로 각각 예정된 동북아 안보 관련 세션과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다자외교에 관한 세션에서는 직접 토론자로 나선다고 전했습니다.
주로 대미관련 논평 등을 발표해온 미국연구소 정남혁 연구사가 최 국장을 수행해 이번 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미국 측 참석자는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과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군축담당 특보,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북한정보분석관 등 전직 관리들과 북한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 그리고 수전 디마지오 뉴아메리카재단 국장 겸 선임 연구원 등으로 알려졌습니다.
디마지오 국장은 지난 해에 이어 올 해 5월 초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미국의 전직 관리를 이끌고 최 국장 일행과 만나는 등 미국과 북한 간 반관반민 접촉을 잇따라 중재해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회의를 계기로 전직 미국 정부 관리들과 최 국장 간 비공식 미북 간접 접촉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회의는 러시아 외교부가 공식 후원하며 환영만찬이 외교부 영빈관에서 개최되는 등 러시아 정부의 각별한 관심 속에 열릴 예정입니다.
러시아 측은 최 국장의 이번 국제회의 참석을 위해 행사 주관기관인 에너지안보연구소(CENESS) 안톤 클롭코프 소장이 지난 3월 중순 평양을 직접 방문해 최 국장을 만나는(기사 바로가기 링크) 등 공을 들였습니다.
핵 비확산 전문가인 클롭코프 소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의장인 러시아 연방안전보장회의(SCRF) 산하 자문위원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달 30일 북한과 2-3개의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며 미북 간 물밑 대화채널 가동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 달 28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러시아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헤더 노어트: 모스크바에서 북러 간 회담이 있을 듯한데요, 나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러시아가 북한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데 성공한다면 우린 확실히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