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미 행정부, 북핵 검증까지 난제 수두룩

4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공화당 매케인 후보, 민주당 오바마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북한에 대한 정책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두 후보 모두 북한의 완전한 핵 포기를 주장하고 있지만, 핵문제를 푸는 방법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변창섭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문: 매케인 공화당 후보나 오바마 민주당 후보 어느 누가 당선되더라도 북한 핵문제는 주요 외교현안 중 하나로 떠오를 것이 확실해 보이는데요, 우선 두 후보가 북한 핵문제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부터 살펴보죠.

답: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매케인 공화당이 집권하면 북한 핵문제에 대해 지금보다 더 강경하게 나올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매케인 후보는 북한에 대해서 모든 핵계획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해체할 것'(CVID)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부시 행정부가 몇 해 전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하고 북한 핵문제를 다루면서 북한에 이와 같은 원칙을 요구하다가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하는 상황까지 가는 등 오히려 문제를 꼬이게 만들자 사실상 후퇴한 정책이기도 합니다.

2년 전부터 부시 행정부는 기존의 대북 강경입장을 완화해서 북한과 직접 대화를 통해 현재 비핵화 2단계까지 온 상황입니다. 따라서 매케인이 주장하는 것은 부시가 집권 1기 때 펼쳤던 강경정책으로 회귀하겠다는 것으로 미국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오바마 후보도 북한 핵계획을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제거하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북한에 대해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외교를 펼쳐야 하고, 필요하다면 북한 최고 지도자와도 만나겠다는 등 매케인 후보에 비해서 다소 신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오바마 후보의 한반도 외교자문을 맡고 있는 프랭크 자누지 씨는 최근 버지니아 근교에서 한인 교포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시 대통령, 그리고 매케인 후보와 다른 점은 오바마 후보는 북한에 대해 고위급 직접 외교를 포함해서 어떠한 선택안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최근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고, 북한과도 핵검증에 관해 합의하지 않았습니까? 이 문제에 대해선 두 후보가 어떤 입장을 갖고 있습니까?

답: 네, 두 후보가 약간 상반된 입장을 보였는데요, 우선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북한이 핵검증 조치에 합의한 것은 핵계획 폐기로 나가는 '사려 깊은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기로 결정한 것도 적절한 대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앞으로 엄격한 검증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6자회담 당사국들은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을 중단하고 제재 조치도 다시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서 북한 핵문제를 호락호락 넘길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공화당 매케인 후보는 핵 검증 없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해제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풀어주면서 동맹인 일본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우려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일본은 북한측 공작원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을 반대하고, 6자회담 내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문: 지금 말씀하신 것을 들어보면 맥케인, 오바마 두 후보가 비록 당은 다르지만 북한 핵을 철저히 검증하고 또 해체해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서로가 비슷한 것 같은데요, 앞으로 차기 행정부가 풀어야 할 북한 핵문제, 어떤 것이 있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현재 북한 핵문제 상황을 보면, 북한이 핵 신고를 마치고 미국이 이에 상응해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고, 최근 북한과 핵 검증에 관한 합의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북한은 핵시설 불능화를 완료하는 대신 6자회담 참가국들로부터 100만 톤에 달하는 중유와 중유 상당의 에너지 지원을 받는 것으로 비핵화 2단계를 마무리하자는 선까지 와 있습니다.

문제는 이미 미북간에 합의한 검증사항을 어떻게 검증하느냐 하는 문제인데요, 이게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당장은 미북간에 합의한 검증사항을 정식으로 검증 의정서에 문서화해서 6자회담에서 추인하고, 이걸 토대로 차기 미국 행정부는 본격적인 검증 작업에 들어가야 하는 데요, 이게 지금까지 협상보다 훨씬 더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북한이 핵 신고서에 밝힌 영변 플루토늄 핵시설 외에도 북한이 외부세계에 접근을 금지하고 있는 핵 의혹 시설들도 직접 방문해서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겠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이 핵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과 시리아를 비롯한 해외 나라들과 지금까지 어떤 형태의 핵 기술 협력을 해왔고, 또 핵물질을 수출한 전례는 없는지도 꼼꼼히 파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북한이 한때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무기 개발을 도모했다고 보고, 그 전모를 파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핵 확산 문제나 우라늄 농축 문제는 북한이 핵 신고서에 밝히지 않아서 결국 차기 행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가 된 셈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핵 확산이든 우라늄 농축이든 어느 것도 관여한 적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어서 앞으로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