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2년 연속 경제 후퇴 남측 보도는 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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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한국은행이 최근 ‘북한 경제가 2년 연속 후퇴했다’는 통계를 내놓은 적이 있지요. 그런데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이 통계를 ‘낭설’이라며 비난했습니다. 한국은행의 북한 관련 통계에 북측이 반응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무엇을 노린 경제 쇠퇴설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남한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지난 3일 내놓은 북한 관련 통계를 비난했습니다. ‘북한 경제가 2년 연속 뒷걸음질 쳤다’는 한국은행의 추정 결과를 조선중앙통신은 “잡소리” 또는 “낭설”이라며 폄하한 겁니다.

한국은행의 실무 책임자는 “북한 경제 성장률 추정 결과를 놓고 북한이 반응한 건 내가 아는 한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은행은 1991년 이후 매년 관계기관으로부터 북한의 경제활동과 관련한 기초자료를 제공받아 북한 경제 성장률 추정 결과를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북측이 유독 올해는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2012년의 의미를 강조하는 북한 당국이 한국은행의 통계치 발표를 “남의 잔치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합니다. IBK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입니다.

조봉현: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는 경제 성과가 많이 나오게 하고, 북한 경제의 비전을 보여주는 게 정책인데, 오히려 남측에서 ‘경제 성장이 마이너스가 됐다’고 지적하는 건 자신들이 내세우고 있는 방향과 반대의 결과이기 때문에,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는) 이를 무마시키고 반발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경제 통계에 대한 국제사회의 수요가 있지만, 이를 북한이 제대로 발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남측이 이를 추정해서 대신 발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스스로 정확한 경제 통계를 발표한다면 남한이 통계 추정치를 발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3일 북한의 지난해 국내총생산의 실질 성장률이 전년에 비해 0.5% 감소한 것으로 추정돼 2년 연속 퇴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이유는 “장마로 인한 냉해와 태풍 등 기상조건의 악화로 농업과 어업 생산이 전년대비 2.1% 감소한데다, 식료품과 담배 등 경공업분야에서 생산이 감소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2010년 북한의 국민총소득은 남한의 39분의 1이고, 1인당 국민총소득도 남한의 19분의 1로 추정돼 남북의 경제 격차가 한층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