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화‘포화속으로’ 유포자 색출지시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3.06.19

앵커: 한국영화 ‘포화속으로’가 함경북도 청진시에 급속히 확산되면서 사법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최초의 유포자, 불법적인 알판(DVD) 판매자들을 모두 색출하라는 노동당 지시문이 내려왔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6.25 전쟁 당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한국영화 ‘포화속으로’가 폭넓게 유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늦게 사태를 알아차린 사법당국이 유포자 색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한국영화 ‘포화속으로’의 유포자를 잡으라는 지시가 내려 장마당이 난리를 치르고있다”며 “이미 퍼질(확산)대로 퍼진 영화를 이제 와서 단속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장마당 장사꾼들의 불평을 전했습니다.

또 다른 함경북도 소식통도 “청진시내 알판 장사꾼들은 대부분 다 보위부에 끌려가 조사를 받았다”며 “아직 보위부에서 풀려나지 못한 장사꾼들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청진시 사법당국이 주민들속에서 한국영화 ‘포화속으로’가 은밀히 유포되고 있음을 뒤늦게 알아채게 된 것은 수남구역 신항동의 한 인민반에서 조 씨 성을 가진 알판(DVD) 장사꾼의 집을 불의에 수색하면서라고 합니다.

사법당국은 조 씨가 집안에 알판복사기까지 차려놓고 알판을 대량으로 복사(복제)해 팔고 있다는 누군가의 신고를 받고 6월 7일 경에 그의 집을 수색했다고 합니다.

수색결과 그의 집에서는 대용량의 컴퓨터 저장장치와 노트북, 알판복사기가 나왔고 100여 편이 넘는 한국과 미국, 중국, 타이(태국), 인도 영화 알판들이 수천 개의 다른 알판에 복사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사건이 있은 후 사법당국은 청진시의 모든 장마당들에서 알판장사꾼들을 기습적으로 검거해 도 보위부 수사처와 반탐처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또 검거 당시 한국영화 ‘포화속으로’의 알판을 가지고 있던 장사꾼들은 지금까지도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한국영화 ‘포화속으로’를 직접 보았다는 청진시의 한 주민은 “한국영화 ‘포화속으로’는 이미 한차례 유행이 지나간 영화”라며 “볼만한 사람들은 다 보고 이미 알판을 버렸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는 ‘포화속으로’가 얼마나 퍼졌는가를 보위부가 파악 중에 있다”며 “‘포화속으로’의 ‘첫 유포자와 배포자들을 철저히 색출’할 데 대한 중앙당 조직지도부 지시문까지 포치(전달)된 상태”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실제 있었던 사실을 가지고 만든 영화여서 청진시 사람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위에서 선전하는 것과는 달리 남한 사람들도 자기 제도와 조국을 목숨보다 귀하게 여긴다는 점이 큰 감동을 주었다”고 영화를 본 소감을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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