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중국인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그 동안 외국인 관광객에게 적용해온 엄격한 규제를 상당부분 없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의 돌출 행동에도 북 측은 이례적으로 관대히 대하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 노력이 관광 노선 다변화에 이어 절차 간소화, 그리고 규제 완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아주시보는 외국인에 편집증적인 적대감을 보이곤 했던 북한이 중국인 관광객에 매우 완화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에 지난 8일 실린, 중국인 북한 관광 동행 기사는 우선, 과거 몇 주씩 걸렸던 비자 발급이 하루만에 이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국경을 넘어 북한 땅을 밟은 중국 관광객이 내민 여권에 북한 출입국 심사원은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그 동안 외국 관광객을 옥죄어 불만이었던 엄격한 규제도 대폭 완화됐습니다. 우선 이동중인 차량 안에서 자유로운 사진찍기가 허용됐습니다. 또 관광 안내원 외에도 차량 맨 뒷좌석에 앉아 있곤 했던 보위부 요원도 사라졌습니다. 나아가 평양 도심 곳곳을 자유롭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도록 허용됐고 즉석에서 주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습니다. 모두 과거에는 금기시되던 것들입니다.
반면 부(富)를 앞세운 중국인들의 거만함은 곳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한번은20대 초반의 중국 대학생들이 김일성 광장에서 북한 어린이들에게 과자를 내밀며 함께 사진을 찍자고 유혹했습니다. 하지만 이 철없는 중국 젊은이들은 북한에서조차 중국 과자는 아이들에게 먹이길 꺼리는 불량식품이라는 핀잔을 북 측 여성 안내원에게 들어야 했습니다.
이 중국 관광객은 또 북한 주민을 돈으로 꼬셔 김일성 배지를 손에 넣으려다 보위부 요원에게 발각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는가 하면 배지를 압수당하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안내원은 이들에게 배지를 잘 간수할 것과 북한 내에서는 배지를 달지 말도록 주의를 줬을 뿐입니다.
이런 확 달라진 태도 외에도 북한은 올 들어 금강산 전세기 관광을 포함해 중국인을 겨냥한 북한 관광 상품을 잇따라 내 놓는 등 중국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부족한 외화 확보를 노리는 북한과 서민층의 해외관광 욕구 충족, 그리고 북중 접경지역 경제 활성화를 염두에 둔 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중국인 북한 관광은 앞으로 더 활성화할 것으로 미국 MIT대 존 박 연구원은 내다봤습니다.
존 박 연구원 :중국인의 평균 소득이 올라가면서 여가를 즐길 대상이 필요한 데 북한 관광은 싸기 때문에 중국 서민층에 아주 매력적입니다.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경관이 북한에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죠.
2010년 4만 명 선이던 중국인 북한 관광은 지난해 6만~7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데 이어 올해에도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