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이 배의 선원 송환 문제가 향후 남북관계의 변수로 작용될 전망입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30일 오전 5시경, '인공위성항법장치(GPS)' 고장으로 북한 수역에 들어갔던 한국어선 한척이 북한 경비정에 예인되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입니다.
“우리 관계기관에 따르면 2009년 7월 30일 아침 6시 17분경 거진 선적 채낚이어선 한척이 동해 공해상에서 조귀복귀 중에 저진 북동쪽 20해리 인근에서 북측 경비정으로 보이는 선박이 접근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았습니다. 그 직후 북한 경비정에 의해 동 선박이 예인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북한 경비정에 예인된 선박은 29톤급 오징어 채낚이선 ‘800 연안호’입니다.
이 배는 29일 오후 1시 경, 오징어를 잡기 위해 공해상에 나갔다가 돌아오던 중, GPS(인공위성항법장치)의 고장으로 북한 수역으로 잘 못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국군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군관계자는 이 어선이 선체가 수지비닐(플라스틱)로 제조된 것이어서 북한해역으로 들어가기 전에 경비 중이던 한국 해군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북측 경비정에 발견될 당시, ‘연안호’는 남강원도 속초 어업정보국에 “GPS 고장으로 복귀하던 중 북한 경비정을 발견했다”고 교신했고, 얼마 지나 선장 박씨는 “북한 배에서 조사를 받는다”고 짧게 말한 뒤,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한국군 당국은 오전 6시 44분께 북한경비정에 “우리 어선이 항로를 이탈해 귀측으로 넘어갔다. 즉각 남하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경고 통신을 했으나 북측은 응답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경비정에 예인된 ‘연안호’는 오전 9시30분께 북한 장전항으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사건 설명회에서 “남측은 오늘 아침 8시 50분에 남북 해사당국간 통신 채널을 통해 우리 측 선원과 선박의 조속한 귀환을 촉구하는 전통문을 발송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어선이 북한에 나포된 것과 관련해 한국정부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한편, 가족들은 선원들의 조속한 귀환을 바라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냉각된 남북관계 때문에 송환이 늦어지거나, 잘못되지 않을까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선원들과 선박송환문제는 남북관계의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북한이 남북관계의 전면중단을 선언했고, 더욱이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던 유씨가 122일째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등 남북관계가 냉각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연안호’가 실수로 북한 수역에 들어갔기 때문에 한국정부와 국민들은 인도주의 차원에서 선원들을 조속히 돌려보내 줄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어선이 항로 착오 등으로 북한에 넘어간 사례는 2005년 4월 ‘황만호’와 2006년 12월 ‘우진호’ 등이 있었지만, 이들 배들은 북한의 인도적 조치에 의해 각각 3일, 18일 만에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