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최고 엘리트를 양성하는 만경대혁명학원에서 입학 대상자가 많아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모가 공을 세우고 사망했다고 해서 국가가 다 책임지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남포시의 한 주민은 "만경대혁명학원 입학대상자가 너무 많아 1~3차까지 시험 쳐서 당선된 유자녀만 받는다"면서 그 이유는 북한에 영웅과 열사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최근 자유아시아 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지난해 북한군에서 훈련하다 사망한 아버지가 열사로 판정되어 그의 딸이 만경대혁명학원 대상자로 뽑혔지만, 최종 신체검사에서 떨어졌다"면서 "열사의 자녀라고해서 누구나 혁명학원에 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만경대 혁명학원은 김 씨 일가나 북한체제에 충성하다 사망한 대남전투원이나 군인의 유자녀들이 가는 곳으로, 일단 입학하면 의식주를 국가에서 책임지고 졸업 후에는 노동당과 군대의 간부로 출세할 수 있어 '귀족학교'로 소문났습니다.
하지만, 입학 대상자가 대폭 늘어나자, 학원 당국도 심사를 깐깐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혁명학원에 들어가자면 혁명역사, 수학 등 시험만 해도 3차까지 쳐서 합격되어야 하고 신체검사도 깐깐히 하는 데 방광염만 있어도 붙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또 사망한 부모가 어떤 공로를 세웠는가에 따라 우선권이 부여되고, 양부모 중 한 명이 살아 있어도 그의 자녀는 혁명학원에 붙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학원입학 심사 규정이 까다로워진 이유에 대해 문제의 유자녀를 비롯한 탈락된 대상자들은 "국가에서 영웅과 열사칭호를 너무 헐값으로 주다보니 혁명학원 대상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탄식했다는 것입니다.
황해도 해주 출신의 또 다른 소식통도 "어떤 당 간부들은 자기 단위 충성심을 과시하기 위해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도 임무수행 중 사망했다고 문건을 위조해 열사로 만든 사례도 있다"면서 "특히 김정은 정권 들어 영웅칭호를 너무 남발해 훈장가치가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만경대혁명학원은 빨치산 유자녀들을 데려다 키우기 위해 1947년에 문을 열었지만, 북한 정권 수립 후에는 순직한 군인의 자녀 등을 받아들여 체제의 핵심세력으로 양성시키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북한당국의 허가를 받아 만경대 혁명학원을 취재한 AP통신은 교내에서 정규군 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이 약 1천 명 정도 된다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