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새 항공로 개설 합의…한국도 영향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3.02.11

앵커: 북한과 중국이 양국을 잇는 새 하늘 길을 열기로 전격 합의했습니다. 북중 양국 간 항공기 운항 거리와 시간이 단축되는 건 물론 한국, 일본 등 인접 국가의 항공기 운항도 더 편리해질 전망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중국이 최근 항공교통관제 양자협의를 갖고 양국 간 새 항공로 개설에 전격 합의했습니다.

중국민용항공국은 지난 달 30일 베이징에서 북중 양국의 항공관제분야 관리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조선민용항공총국 항공관제국 박영철 국장을 대표로 한 북 측 대표단 6명과 국제항공운송협회 대표단 3명, 그리고 중국민용항공국 공중교통관리국 왕리야 국장과 장지앤치앙 부국장 등 총 33명이 참석했습니다.

회의에서 북중 양국은 새 항공로의 정확한 위도, 경도를 확인하고 관제이양 지점 등 전반적인 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한 뒤 새 항공로의 개통 시점을 잠정 결정했습니다.

정확한 항로 개통 날짜는 즉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국 측은 되도록 빠른 시일 안에 새 항공 노선을 개통키로 양 측이 합의한 뒤 서명까지 마쳤다고 밝혀, 북중 양국이 조만간 이를 공동 발표할 걸로 보입니다.

중국민용항공국은 새 항공로가 개통되면 이를 이용하는 항공기가 매일 35편에 이르고 기존 항로에 비해 운항(편도) 시간은 평균 8분, 항공유는 1톤 가량 절약될 걸로 예상했습니다.

또 중국을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는 A326항공로를 이용하는 교통량의 10%를 줄일 수 있어 베이징 지구 상공의 극심한 항공기 운항 정체 현상이 완화될 걸로 내다봤습니다.

이 밖에 새 항공로를 이용할 경우 중국의 헤이룽장성 하얼빈과 지린성 창춘 등지에서 한국, 일본을 오갈 때 170 km(편도)를 단축해 그만큼 유류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측은 이번 합의가 3년 동안 계속된 양국 간 협의에 따라 이뤄진 성과라며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북중 양국 간 이번 새 항공로 개설 합의는 북한의 3차 핵실험 예고로 양국 사이에 정치적 긴장감이 유례없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됩니다.

북중 경협 전문가인 미국 MIT 대 존 박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11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중국 당국의 대북 경제 제재 효과에 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존 박 연구원: (중국의 제재가 양국 간 경협에)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북중 간 경협은 다양한 부류의 중국 기업들이 북한과 무역을 통해 이익을 얻고 있는 형국이어서 중국 당국이 이를 완전히 통제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북한과 중국 항공당국은 이번 새 항공로 개설 합의를 계기로 양국이 항공관제 전 분야에서 합작과 교류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